벌써 뉴밀레니엄 시대를 맞은 지 7년째다.

'희망 반-두려움 반'으로 맞았던 뉴밀레니엄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예상대로 3대 광역경제권 체제 재편이다.

즉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미주경제권,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경제권,그리고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경제권 간의 견제와 균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뉴밀레니엄 시대의 세계경제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 요즘 분위기다.

국제 통화 질서도 달러화와 유로화,아시아 단일통화를 축으로 하는 3극 통화 체제가 구축되고 있고 이들 통화 간 목표환율대(target zone) 도입 논의가 재연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세계를 하나의 화폐로 통용시키자는 세계 단일통화 창설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테라(Terra)와 달러라이제이션,글로벌 유로화 등이 그것이다.

아이로니컬한 것은 상품과 돈의 흐름에 공정한 경쟁의 틀(level playing field)이 마련될수록 각국 간 성장은 격차가 더 벌어지는 이른바 차별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점이다.

브릭스,친디아,이브사 등 현재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는 국가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거시정책 기조가 분배보다는 성장을 우선시하는 국가일수록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분배 요구와 노조가 강한 국가는 성장률이 낮은 점이 눈에 띈다.

현 노무현 정부는 후자에 가깝다.

또 경제 운용 원리로 정부의 간섭은 최소한에 그치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제 주체들에 창의와 경쟁을 최대한 북돋우는 국가일수록 고성장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한국 경기가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큰 정부에 있다고 지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구가 많고 경제연령을 젊게 유지하는 국가일수록 성장세가 빠르다.

요즘처럼 공급 과잉시대에는 한 나라의 성장은 시장 규모와 상품 흡수 능력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출산율이 낮고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국가다.

부존 자원이 많은 국가들도 성장률이 높다.

산업별로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정보기술(IT) 산업에 강한 국가들도 자원 부족 문제를 메워줄 수 있기 때문에 성장세가 빠르나 우리처럼 제조업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경기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냄비경제가 되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세계 돈은 트렌드와 수익성을 좇아 움직인다.

뉴밀레니엄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현재 세계 돈의 약 70%가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몰려 있고 세계 금융회사들이 이 지역을 놓고 금융식민주의라 불릴 만큼 각축을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계의 돈이 한국에는 과연 얼마나 들어올 수 있을까.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