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에서 29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퇴직한 김치순씨(62)는 다음 주부터 아침마다 다시 구두끈을 맬 예정이다.

정부가 퇴직 과학기술자들을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도우미로 활동하게 하는 중소기업 기술역량 확충 사업(테크노 닥터 사업) 참가자로 뽑혔기 때문.김씨는 대전에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인 바이오니아에서 탄저균 등 위험 세균을 감지하는 생물학 정찰차용 진단키트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김씨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29년간 위험물 탐지 연구를 한 경험을 살려 회사의 연구개발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과학기술부는 이달부터 시작하는 테크노 닥터 사업에 참가할 79개 중소기업과 79명의 정부출연 연구기관 퇴직 과학기술자들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과기부는 지난 7월부터 한 달간 사업 참가를 신청한 282개 중소기업과 129명의 퇴직 과학기술자 가운데 서류심사와 패널 평가를 거쳐 이들을 최종 선발했다.

테크노 닥터들은 매주 이틀 이상 근무하며 현장에서 기술을 지도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한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월 200만원을 받으며 해당 중소기업에서도 매월 50만원 이상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매년 실적 평가를 통해 최대 3년간 근무할 수 있다.

테크노 닥터 연령은 61세 이상이 69%인 5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51~60세 16명(20%),나머지가 9명(11%)이었다.

최고령자는 한국인삼연초연구소에서 38년간 근무하다 1997년에 퇴직한 유광근씨(71)로 건설화성에서 화학 분야 연구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은 기술별로 전기·전자 분야가 27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기계·금속·소재 분야 21개사,화학·생명 분야 9개사 등 순이었다.

과기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부족한 기술개발 능력을 보완해 연구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