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오는 11일부터 우리카드의 현금서비스와 할부 수수료율,환가료율을 일제히 인하키로 했다.

하나은행도 조만간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대대적인 공격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LG카드 인수전이 마무리돼 카드업계에 새판이 짜여지면서 수수료 인하를 통한 시장 쟁탈전이 불붙는 양상이다.


우리은행은 종전 그룹별로 11.5~27.4%였던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수수료율을 9.2~27.4%로 인하한다고 5일 밝혔다.

할부수수료율은 기존 11.0~19.5%에서 10.9~19.5%로 내리고 환가료율도 0.8~1.0%에서 0.5~1.0%로 낮춘다.

연체료율은 종전 23.0~28.0% 수준을 유지하되 신용판매와 현금서비스로 구분해 적용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위해 등급 분류체계를 6개 그룹 14단계에서 6개 그룹 18단계로 세분화했다"며 "대체로 많은 이용자가 포진돼 있는 등급의 수수료가 낮아진다"고 말했다.

우량고객에게 저율의 수수료를 적용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휴면 카드고객을 활성화한다는 포석이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월례조회를 통해 "카드부문의 시장점유율을 현재 5.5%에서 10%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카드 인수전에서 고배를 든 하나은행도 현금서비스와 할부 수수료 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하반기 카드전략'을 세웠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낮춰 우수회원에게는 은행권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적용할 방침"이라며 "카드 할부수수료도 조정해 우수회원에게 더 낮은 수수료가 적용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또 우수 여성 회원초청 뷰티클래스와 전문직 종사 회원을 위한 맞춤 이벤트,우수 기업회원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의 행사를 통해 개인 카드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RM(기업금융전담역)을 활용,맞춤형 카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업회원 유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의사 및 변호사 협회와의 제휴를 통한 전문직 전용 플래티늄 카드,소호여신상품과 교차판매 가능한 기업카드상품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은행권이 카드영업 강화에 총력전을 펴는 것은 신용카드의 수익성이 높은 데다 은행 고객 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LG카드 인수과정에서 생기는 이탈고객을 잡아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호기라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황 행장은 "카드사업은 고객의 소비 패턴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고위험·고수익이 가능한 비즈니스"라며 "은행에서 1조원의 이익을 내려고 하면 100조원의 자산이 필요하지만 카드사는 10조원의 자산으로 1조원의 이익을 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드시장을 둘러싼 은행권의 경쟁이 점화되면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주말 은행계와 전업계 등의 카드 담당 임원들을 불러 카드영업 관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