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이라기보다는 직원들과 편하게 조깅하면서 부담 없이 얘기하자는 거죠."

임종욱 대한전선 사장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면 어김없이 반바지 차림으로 서울 남산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4월 직접 나서 사내 '마라톤 동호회'를 만든 이후 해외출장일 때를 제외하고는 5개월째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임 사장의 마라톤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수요일 오후에는 외부약속을 잡지 않은 채 가장 먼저 옷을 갈아 입고 임직원들과 함께 뛴다"며 "건강에도 좋고 마라톤이 끝난 뒤에는 직원들과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면서 얘기를 나누는 게 좋다"고 말했다.

평사원은 물론 故설원량 회장의 장남인 설윤석 전략기획팀 과장(25)도 빠지지 않는 동호회 멤버다.

남산 회현동 배드민턴장 앞에서 출발해 국립중앙극장을 돌아오는 왕복 6km를 한 시간 내에 돌아오는 쉽지 않는 코스지만 임 사장은 20∼30대 젊은 사원 못지 않은 건각을 자랑한다.

임 사장은 "매일 아침 헬스클럽에서 4km를 뛰기 때문에 나름대로 건강에는 자신 있다"며 "누가 먼저 달리느냐보다 함께 뛰면서 땀을 흘리는 순간을 즐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호회 설립자인 임 사장의 바람은 보다 많은 직원이 '마라톤의 즐거움'을 아는 것.그는 "업무부담 때문인지 한창 일할 때인 30대 직원들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면서 "사장이 나서 권할 때 건강을 적극 챙겨야 한다"며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