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마이클 캠벨(37·뉴질랜드),최경주(36·나이키골프) 등 세계적 선수들을 제치고 이룬 우승.한국 남자골프에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강지만(30·동아회원권).
강지만은 3일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길이 7490야드)에서 끝난 제22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캠벨을 1타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강지만은 지난해 그가 상금랭킹 13위를 하면서 획득한 시즌상금(1억1279만원)보다도 많은 거액(1억2000만원)의 상금을 손에 쥐었다.
1989년 처음 골프클럽을 쥐었고,그 10년 후인 1999년 프로가 된 강지만은 이 대회 전까지 우승이 없었던 선수.지난해 말 투어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강지만은 대회 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쳐 선두부상의 디딤돌을 놓은 뒤 3라운드에서 공동선두로 나서며 생애 첫승 기회를 잡았다.
최종라운드에서 강경남(23·삼화저축은행) 황인춘(32·클리블랜드)과 함께 챔피언조로 플레이했지만 많은 갤러리들을 캠벨이나 최경주조에 뺏겨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말처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고,마침내 고대하던 첫승의 감격도 누렸다.
최종일 전반에 3타를 줄인 강지만은 캠벨 최경주 강성훈 등과 함께 선두자리를 오르락내리락했다.
후반 중반에는 캠벨이 앞서나가면 강지만이 따라붙곤 하는 시소게임이 계속됐다.
승부를 가른 홀은 18번홀(350야드).17번홀까지 18언더파로 공동선두였던 캠벨이 드라이버샷을 300야드가량 날린 뒤 두 번째샷을 짧게 쳐 볼이 그린프린지에 멈추고 말았다.
캠벨은 그 한 번의 실수로 인해 '버디 홀'에서 파에 만족해하고 말았다.
승부의 열쇠는 강지만에게 넘어갔다.
강지만도 17번홀까지 버디만 6개 잡고 중간합계 18언더파의 공동선두였다.
마지막홀에서 티샷을 290야드가량 날린 강지만은 세컨드샷을 홀 앞 2m지점에 떨군 뒤 침착하게 버디퍼트를 성공,연장돌입 일보전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강지만이 기록한 합계 19언더파 269타는 대회 72홀 최소타를 3타 경신한 대회 신기록이다.
강지만은 "지난해 투어챔피언십에서 2등을 한 뒤 최상호 프로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멘탈을 집중 보완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막판 잇단 버디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우승경쟁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3위에 그쳤다.
최경주는 '이지 홀'인 15번홀(621야드)에서 버디를 놓친 데 이어 16,17번홀에서 버디퍼트가 홀을 스쳐지나가는 아쉬움을 남겼다.
유독 이 대회에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최경주는 그러나 8번홀(603야드)에서 5m 이글퍼트를 성공하는 등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