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사건과 환율하락,원자재가 상승,파업 등 줄줄이 이어진 악재가 대부분 해소됐다는 평가속에 8월 자동차 판매 호전 등이 주가에 힘을 보탰다.
박정인 부회장의 경영 복귀도 상승 계기를 제공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주 대부분이 오랫동안 바닥을 다졌다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업고 상승 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반등세로 돌아선 현대차그룹주
1일 현대차그룹 5인방은 동시에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8만2200원까지 올라섰고 현대모비스는 박 부회장의 복귀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4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9만원대를 뚫었다.
기아차도 파업 타결 소식에 3.27% 상승했으며,글로비스는 이주은 사장이 보석으로 풀려나며 9.16%나 급등했다.
현대오토넷도 4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현대차그룹주들이 6~8월 바닥을 다지고 이제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현대차그룹이 생긴 후 올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악재는 이제 대부분 해소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주가는 지난 상반기 경영진 구속,환율 하락,내수 부진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여기에 노조의 파업은 7월18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오토넷을 동시에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한때 10만원에 육박하며 그나마 선방했던 현대모비스도 6월 중순 6만8000원대까지 미끄러졌고 글로비스는 3만원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이 다시 경영의 고삐를 죄고 환율과 원자재가격도 안정세를 타기 시작하며 주가는 완연한 반등세를 보이는 추세다.
◆ 모비스가 앞서고 현대차 오토넷이 밀고
이날 현대모비스가 순식간에 9만원을 넘어섰으나 추가 상승 기대는 여전하다.
최대식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박정인 부회장이 그룹총괄본부로 복귀한 것은 향후 지배구조의 중심이 모비스에 맞춰질 것임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당초 기아차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던 지주회사의 역할을 현행처럼 모비스가 계속해갈 것이란 얘기다.
그는 "현대모비스가 앞서가면 현대차 등 다른 계열사 주가도 동반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차효과 외에 환율 유가 금리 등 대외여건도 좋아질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는 실적 기대감이 크다"며 목표가 11만원을 제시했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견조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주 센터장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투자 리스크가 해소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현대오토넷이 폭발력을 갖고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글로비스에 대해서는 "사회환원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글로비스 주가가 적정수준을 찾을 때까지 관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아차에 대한 평가는 아직 유보적이다.
3분기 영업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주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