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뽑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최신호(9월18일자)는 '2006년 세계 100대 파워 여성'순위에서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1위였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옛 동독 출신의 물리학자이자 자유시장주의 신봉자인 메르켈 총리가 조용한 외교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선정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004년 시작돼 올해로 세번째인 파워 여성 순위에서 라이스 장관은 2년 연속 1위였다가 올해는 2위로 떨어졌다.

국가별로는 미국인이 53명으로 100대 파워 여성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한명숙 총리가 68위를 기록했고 일본도 슈퍼마켓 체인 다이에의 하야시 후미코 회장(39위)뿐이었다.

이에 비해 중국 여성은 우이 부총리가 3위에 오른 것을 비롯 우샤오링 인민은행 부행장(35위),양미옌미옌 하이얼 회장(70위) 등 세 명이 포함됐다.

포브스는 언론에 등장하는 정도와 경제적 영향력을 근거로 파워 여성 순위를 매긴다.

◆ 정부 최고위직=메르켈 총리와 라이스 장관을 비롯해 올해 순위에서 정부 최고위직 여성은 3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24명)보다 25% 증가한 것이다.

포브스는 각국 정부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며 올해 초 아프리카 대륙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된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51위)과 칠레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17위),한명숙 총리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20위),마거릿 베켓 영국 외무장관(29위),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통상장관(30위) 등도 파워 여성으로 선정됐다.

◆ 기업인=100대 파워 여성 중 최고경영자(CEO)나 회장으로 뛰고 있는 여성 기업인은 지난해 35명에서 올해는 48명으로 불어났다.

특히 여성 기업인들은 올해 1∼3위를 제외하고 상위(4∼11위)랭킹을 모두 휩쓸었다.

지난해 순위 발표 이후 새로 CEO에 오른 사람은 펩시콜라의 인드라 누이(4위),미국 곡물생산업체인 아처 다니엘스 미드랜드의 패트리샤 워츠(7위),식품회사 크래프트 푸드의 아이린 로센펠드(11위) 등이다.

이 밖에도 제록스의 앤 멀케이 회장(5위),씨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샐리 크로체크(6위),프랑스 핵에너지 및 정보통신 업체인 아레바의 앤 로베르종 회장(8위),가정용품 회사 사라 리의 브랜다 반스 CEO(9위),모건스탠리 조 크루즈 공동 사장(10위) 등이 '톱 10'에 들었다.

◆ 기타 영역=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기부한 300억달러를 관리하게 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멜린다 게이츠(12위)도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성으로 선정됐다.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막대한 반독점 벌금을 물린 닐리 크뢰스(38위)도 파워 여성에 뽑혔다.

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43위)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46위)도 이름을 올렸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