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제22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6억원) 1라운드가 열린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길이7490야드) 15번홀(파5·621야드).내리막 형태의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에 갖다 놓은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샌드웨지를 꺼내들었다.

홀까지는 50야드 정도 남아 있는 상황.클럽을 떠난 공은 낮은 탄도로 날아가 그린에 떨어지더니 빨려들어가듯 홀 속으로 사라졌다.

이글.갤러리들의 환호 속에 최경주는 손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했다.

14번홀까지 20위권을 맴돌던 최경주로서는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킨 환상의 샷이었다.

'한국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와 지난해 US오픈챔피언 마이클 캠벨(37·뉴질랜드)은 첫날부터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들은 이날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기록,선두권에 1타 뒤진 공동 4위에 자리잡았다.

두 선수는 초반에는 탐색전을 하듯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14번홀까지는 나란히 2언더파로 중상위권을 달렸으나 이들의 플레이는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했다.

15번홀 이글로 4언더파가 된 최경주는 16번홀(447야드)에서도 약 2m 거리의 버디를 추가하며 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최경주는 "코스 전체 거리가 지난해보다 늘어나기는 했지만 작년에 3번우드로 티샷하고 9번아이언을 잡았던 홀에서 올해는 드라이버로 티샷하고 역시 9번아이언을 잡았다"면서 "달라진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최경주 앞 조에서 플레이한 캠벨은 한국 방문이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플레이로 레이크사이드 서코스를 공략했다.

그는 16∼18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는 '뒷심'으로 선두권으로 솟았다.

레이크사이드CC 측은 이번 대회를 위해 12개홀의 티잉그라운드를 뒤로 물려 지난해에 비해 코스전장을 438야드나 늘렸으나 첫날 출전선수 143명 중 55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