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 관절염 치료물질 찾았다 … 약물보다 100배 효과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면역질환인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세계 최초로 찾아낸 데 이어 생체 내 유전자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했다.

이 유전자 치료법은 기존 소염제를 통한 약물요법보다 100배나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실험 결과 나타나 이 질환 치료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가톨릭대 의대 김완욱·조철수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정확한 발병 원인을 알지 못했던 류머티스 관절염이 세포 내 신호전달 단백질 '칼시뉴린'(Calcinurin)이 증가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3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면역학계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미국면역학회지 8월호에 '주목할 만한 논문' 중 첫 번째로 선정돼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칼시뉴린은 세포 활성화 기능을 하는 신호전달 물질로,세포 내에서 칼슘(Ca)의 농도가 높아지면 운동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 30명에게서 추출한 세포를 갖고 칼시뉴린의 활성을 조사한 결과 95% 이상에서 칼시뉴린 이상 증가를 확인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칼시뉴린이 관절을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것도 규명했다.

김완욱 교수는 "환자들의 세포에 사람 몸 속에 있는 캐빈(Cabin)이라는 유전자를 주입한 결과 6시간 내에 관절세포의 흥분이 가라앉았으며 염증이 억제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류머티스성 관절염에 걸린 쥐들에 이 캐빈 유전자를 투입한 결과 똑같은 효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캐빈 유전자가 관절염을 유발하는 칼시뉴린의 활성을 억제해 염증을 제거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캐빈 유전자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유전물질로 인체 내 질병을 치료하는 데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김 교수는 전했다.

연구팀은 류머티스성 관절염뿐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을 비롯해 만성 염증성 질환이나 당뇨병 면역성 폐렴 포도막염 등 여러 가지 면역질환의 치료에도 이 방법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 국가핵심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