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침체의 늪에 빠진 생활가전 살리기에 나섰다.

매 분기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생활가전 부문을 전사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키로 한 것.이를 위해 우선 가전 부문에 대한 광고지원을 강화하고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특명! 생활가전을 구하라

삼성전자 관계자는 30일 "이달 초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 주재로 회의를 갖고 생활가전 사업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사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LCD 휴대폰 디지털미디어 등이 승승장구하는 상황에서 '나홀로 적자' 행진을 벌이고 있는 생활가전 부문을 구하자는 것.이에 따라 광고·영업·마케팅·IR·인사·경영혁신 등 전사경영총괄 산하 각 팀은 현재 구체적인 지원책 마련에 착수했다.

광고·홍보팀의 경우 그동안 TV와 휴대폰을 등장시켰던 회사 기업광고에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새로 넣기로 했다.

또 인사팀은 매년 새로 채용하는 R&D 인력 중 우수 재원을 생활가전 총괄에 우선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나머지 팀들도 다음 달 말까지 지원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삼성전자의 이번 생활가전 살리기는 2004년에 이은 두 번째 시도다.

앞서 2003년 생활가전 부문이 11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자 삼성전자는 이듬해(2004년) 윤종용 부회장이 생활가전 총괄 사장을 겸임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당시 윤 부회장은 직접 가전 판매실적을 챙기며 2004년 1분기에 생활가전 부문에서 100억원가량의 흑자를 냈다.

매 분기 영업적자가 원인

삼성전자가 가전살리기에 전방위적으로 나서는 까닭은 생활가전 부문이 매 분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생활가전 부문은 지난해 2분기 300억원의 영업흑자를 낸 이후 올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매 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반도체 부문과 비교할 때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에서 생활가전은 '천덕꾸러기','삼성전자의 아킬레스 건' 등으로 불렸다.

실적 악화에 따른 직원들의 사기 저하도 심했다.

매년 말 그룹의 초과이익분배금(PS) 평가에서 반도체와 휴대폰 부문은 'A'를 받은 반면 생활가전은 가장 낮은 'C'를 받았다.

때문에 새로 입사하는 R&D인력들이 생활가전 부문을 일부러 기피하는 현상도 빚어졌다.

삼성 가전 부활할까

삼성전자는 이번 전사 차원의 지원을 통해 단기적인 실적개선이 아닌 장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에 '야심작'을 잇따라 출시,시장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또 프리미엄 제품으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을 공략,2010년 매출 100억달러를 달성키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