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등장한 사회책임투자(SRI) 펀드가 국내 펀드 시장의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으며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을 능가할 정도의 성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역할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장하성 펀드'가 가지는 잠재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펀드 시장의 전성기를 가져다 준 적립식펀드 유입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하성 펀드와 같은 SRI 펀드가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전망.

이는 적립식펀드를 이끌어냈던 배당투자나 노후대비와는 또 다른 자금 유입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과거 SK글로벌 사태와 소버린 펀드를 통해 낙후된 지배구조로 주가가 저평가 상태에 있고 지배구조 펀드가 이를 건드리면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이미 체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애초에 장하성 펀드의 투자 명분이나 목적은 경영권 위협 내지 탈환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배구조 이슈 제기를 통한 사회적 관심과 투자문화의 변화 유발이었을 수 있다고 분석.

또한 국제적으로도 SRI 펀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사회적 책임이 재무적 성장성 못지 않게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인정되는 국제적 투자의 기준이 돼 가고 있다고 진단.

특히 국내 시장은 경제 양극화와 기업연금 및 공적연금 확장 등을 배경으로 미국의 SRI보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학교나 문화재단 등 안정적 장기자금을 운용하고 명분을 선호하는 곳에서 증시 유입 통로로 SRI 펀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

SRI 펀드의 시장 비율이 미국(12%)을 훨씬 능가할 수 있으며 이는 증시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