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쌍용자동차 파업(8월),발전노조 파업(9월),길어진 추석 연휴(10월) 등 향후 예고된 대내 악재 및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 악재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기가 급속하게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파업이 직격탄
7월 지표들을 살펴보면 자동차 파업의 영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생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7월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한 산업생산이 자동차 파업만 아니었으면 7.8%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5%대를 기록하던 소비재 판매 증가율이 7월 들어 0.5% 감소세로 돌아선 것도 파업 영향이 컸다.
실제로 7월 자동차 판매는 전월 대비 16.5% 줄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0%나 감소했다.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차량연료 소비가 감소한 것도 전체 소비재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데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자동차 파업이 아니었으면 7월 소비재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9% 늘었을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마가 예년보다 길어진 것도 실물지표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재정경제부는 호우 피해로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이 0.3~0.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장마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7월 백화점 판매는 전월 대비 9.8%나 감소하는 등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파업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7월 지표들은 1~6월보다 악화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동차 파업 요인을 제외한 산업생산 증가율(7.8%)과 소비재 판매 증가율(2.9%)이 1~6월의 추세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자동차 파업 요인을 제외하고 보면 6월보다 크게 나빠지진 않았지만 경기회복세 둔화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행지수 경기침체 예고
일시적 요인을 제거해도 7월 지표들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6개월 연속 하락한 점이 심상치 않다.
통계청 관계자는 "과거 패턴에 비춰볼 때 경기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8~15개월 이후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따지면 내년 하반기에 경기가 급속 둔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기순환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만큼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시점이 보다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동행지수 순환 변동치가 4개월 연속 하락한 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론적으로 경기동행지수 순환 변동치는 자동차 파업 같은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것인데 이 수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건 경기 하향세가 점차 굳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건설경기 회복 당분간 어려울 듯
건설경기 관련 지표들은 엇갈렸다.
현재 건설 경기를 나타내는 국내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 대비 0.7% 감소로 전환했다.
반면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국내 건설 수주는 6월 7.7% 감소에서 7월에는 7.3% 증가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건설 수주의 경우 통상 두자릿수 증감폭을 보이기 때문에 7.3% 증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가 살아나려면 공공 토목 부문이 뒷받침해 줘야 하는데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도시 등 정부의 공공 건설투자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시작된다"며 "건설 경기는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