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조의 장기 파업에 따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0일째(근무일수 기준 21일) 계속된 부분파업으로 인한 매출 손실은 역대 최고 수준인 6500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일각에서는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이 여전해 파업 장기화가 불가피한 만큼 손실 규모가 최대 1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달 18일부터 시작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이날까지 4만3000대 생산에 차질이 생겨 65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아차가 부도난 해인 1997년 기록(5997억원)을 500억원가량 넘어선 것으로,올해 기아차의 연간 매출목표 19조9720억원의 3.3%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아차 노조는 1997년 회사가 부도나자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극한 투쟁에 나섰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이 2004년 대비 4.9%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노조가 파업을 풀지 않을 경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의 파업으로 협력업체들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기아차 협력업체에 따르면 1차 협력업체 400여곳과 2,3차 협력업체 6000여곳은 이날까지 62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피해까지 더하면 이번 파업에 따른 피해액은 모두 1조2700억원에 달한다"며 "노조가 일단 31일까지 주야 4~6시간씩 부분파업에 나서기로 한 만큼 손실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지난 28일 열린 본교섭에서 기본급 7만5000원(기본급 대비 5.5%) 인상안을 내놓은 반면 노조는 10만6221원(7.8%)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또 △생산 격려금 등 200만원 △경영목표 성과급 100% △생산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50~150% 성과급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노조는 "부족하다"며 버티고 있다.

노조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정년 58세에서 62세로 연장 △조합원 범위를 대리에서 과장까지로 확대 등은 회사측이 "무리한 요구"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