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2개국)의 지난 2분기 성장률이 6년 만에 가장 높은 0.9%(연율 3.7%)를 기록,미국과 일본 영국을 앞지른 '작은 기적'이 일어난 데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9월4일자)에서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높인 노동 개혁과 작년 말까지 계속된 저금리가 유럽 경제를 웃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노동개혁과 저금리의 힘

뉴스위크는 '(유럽이) 미소 짓는 이유(A Reason To Smile)'라는 기사에서 유럽 각국의 노동시장 개혁 노력이 효과를 내면서 유연성이 몰라보게 제고됐다는 점을 경기 회복의 첫째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독일 메르켈 총리는 기업주가 신규 채용자를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는 기간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강성 노조로 유명한 독일 노조는 기업의 해외 이전을 우려해 이 같은 노동 개혁을 받아들였다.

프랑스에선 비슷한 내용의 최초고용계약제(CPE)가 학생과 노동자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지만 20인 미만 사업장에선 새로 고용한 노동자를 2년 내 해고할 수 있는 신고용계약제(CNE)가 작년 8월 도입돼 시행되고 있다.

프랑스는 또 '주35시간 근무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최대 49시간까지 노동 시간을 노사가 조정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했다.

전문가들은 2004년 5월 니스 협약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늘어나면서 동유럽 국가 노동자들의 취업이 자유로워지고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정책들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고용이 촉진돼 유로 존의 실업률은 2004년 8.9%에서 지난해 8.6%로 하락한 뒤 지난 6월에는 7.8%로 떨어졌다. 실업률 하락세가 미국을 능가, 상대적인 일자리 창출이 미국보다 많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작년 말까지 지속된 저금리 기조도 효자 역할을 했다.

이는 주택건설 시장의 두자릿수 성장,기업의 설비투자 확대,가계 신용대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경기를 진작시켰다.


○경제개혁 지속이 관건

뉴스위크는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이 작년의 배에 가까운 2.5%(유로스타트는 2.1%로 전망)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럽은 미국 경제의 부진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세계 경제를 떠받치는 하나의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 교수는 "미국 경제가 흔들거리지만 유럽 경제가 놀랄 만한 성장세를 보임으로써 세계 경제는 건전한 재조정(healthy rebalancing)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앞날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뉴스위크는 올 들어 인플레 억제 차원에서 이어지고 있는 금리 인상, 경제 회복으로 빨라지는 유로화 강세,법인세 감면 등으로 인한 재정 압박 등이 지속적인 성장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난관을 이겨내고 성장 동력을 살려가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경제 개혁에 얼마나 가속을 붙이느냐가 관건이라고 이 잡지는 진단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