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부품주.' 다층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심텍은 최근 이 같은 평가를 받는다.

지난 2분기 실적은 좋은 예다.

대다수 PCB업체들이 IT(정보기술) 경기침체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인 와중에도 심텍은 740억원의 매출과 8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2.5%,영업이익은 152.8% 각각 급증한 것이다.

환율 하락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판매 단가도 하락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됐음에도 수율개선,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도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심텍의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보다 15.8% 늘어난 1649억원,영업이익은 14.2% 증가한 19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텍의 사업부문은 크게 △하나의 PCB 위에 메모리반도체 칩 여러 개를 합쳐 메모리 용량을 확장시킨 제품인 모듈PCB △반도체 테스트용 회로기판인 BIB(Burn-in Board) △핸드폰 등에 사용되는 회로기판인 빌드업(Build-Up) △반도체 칩이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통합하는데 필요한 기판인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Package Substrate·PS)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실적 호전을 이끄는 부문은 심텍이 강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PS부문이다.

PS는 최근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보드온칩(BOC),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플래시 메모리카드(FMC) PCB와 멀티칩패키지(MCP)용 서브스트레이트 등으로 다시 세분된다.

이동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PS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경쟁업체의 진입은 지연되고 있다"며 "심텍은 당분간 PS시장에서 우위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심텍의 단점은 부채비율이 다소 높다는 점이다.

작년 말 현재 부채비율은 221%에 달했다.

2002년까지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반도체용 PCB사업에 지속적으로 설비투자를 한 결과다.

김동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없는데다 향후 3년간 순이익 증가율이 평균 3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잉여현금으로 차입금을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