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내내 정체됐지만 하반기엔 다시 상승 시도를 전개하고 있다.

4·4분기 정도에 수출 업체의 네고 물량이 집중적으로 출하되면서 달러 공급 우위로 상황이 바뀌기 전까지 이런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원화가 고평가가돼 왔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하반기 경기 부진으로 실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경상 적자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심리적으로 달러 매수를 서두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유가나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도세가 가세할 경우엔 환율 상승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의 가장 큰 동인은 역시 달러 실수급이라고 볼 때 특히 연말로 갈수록 통상적으로 수출 물량이 집중되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이런 상승 분위기가 오래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즉 연말이나 내년 초께 다시 달러 공급 우위라는 원·달러 시장의 특징이 나타나면서 경우에 따라 올해 초와 같은 급락을 연출한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

결국 하반기 환율은 상승으로 출발해 강보합 장세를 유지하다가 연말로 갈수록 다시 하락 쪽으로 선회해 내년 상반기 초에는 환율 하락의 여파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하반기 상승시 고점은 985원 정도이며 하락시 저점은 연저점인 930원 정도로 예상된다.

985원 돌파 시엔 1000원,930원 돌파 시엔 920원으로 2차적인 목표점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원·달러 시장 분위기는 다이내믹하기보다는 지루한 정체 장세로 흘러갈 것으로 보여 시장에서 급락 또는 급등을 우려할 만한 급작스러운 상황은 없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하겠다.

구길모 외환은행 딜러본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