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던 대외변수가 호전되면서 증시에도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국제유가가 8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17일 코스피지수는 경기선으로 불리는 200일 이동평균선(1327.30)을 뚫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거래일만에 소폭이나마 순매수로 돌아섰다.

하반기 이익확대가 기대되는 IT(정보기술)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수출주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대외 호재가 이어지고 IT주가 주도주로 등장할 경우 증시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상승국면이 수출 관련 대형주에만 의존하고 있어 박스권 상향 돌파에는 힘이 부친다는 신중론도 있다.

대외 호재가 이어지고 IT주가 주도주로 등장할 경우 증시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상승국면이 수출 관련 대형주에만 의존하고 있어 박스권 상향 돌파에는 힘이 부친다는 신중론도 있다.

◆ 선봉에 선 IT주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13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하이닉스 LG필립스LCD 등 주요 기술주도 활발하게 사들였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4.21%,하이닉스는 4.56% 뛰어 올랐다.

IT주는 미국 증시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대표적인 반도체업종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6일(현지시간) 4.33% 오르는 등 최근 사흘 동안 9.43% 급등했다.

IT주 강세는 D램 가격 상승과 LCD(액정표시장치) 업황 회복 덕분이란 분석이다.

D램 가격은 7월 말부터 꾸준히 상승 중이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미국시장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했다.

CS는 "올해 세계 반도체 판매액은 12% 늘어나고 내년에도 10%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LCD의 경우 7월부터 일부 모니터패널 가격이 반등을 시작했고 노트북패널도 하락세를 멈추는 등 LCD 시장이 오랜 불황을 딛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IT대표주의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씨티그룹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28% 늘어난 1조8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중기 상승추세 재진입할까

증시가 중기 상승파를 다시 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반등 장세는 '엘리어트 가설'상 상승 5파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며 "지난 3개월 넘게 진행된 조정 4파가 지난 6월14일 장중 저가인 1190선에서 저점을 완성하고 이후 '기간조정' 형태로 전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상승 5파는 내년 또는 그 이후까지 연장된 이후에야 고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며 "5파의 상승 목표치는 최소 1619,최대 1780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반면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코스피지수가 1300 선을 지지선으로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러나 대형주와 중소형주,수출주와 내수주 사이에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어 본격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가 더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