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외교 갈등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걸까.

토종 디지털카메라 업체인 삼성테크윈이 쟁쟁한 일본 브랜드 틈바구니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 20%를 돌파하며 처음으로 1위에 오르더니 올 상반기에는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렸다.

2년 전만 해도 삼성테크윈은 3위 업체에 불과했다.

시장조사업체 GFK코리아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올 상반기 온·오프라인 디지털카메라 판매(수량 기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주요 인터넷몰과 홈쇼핑 판매량을 더한 온라인 부문에서는 32.3%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서울 경기 등 7개 지역을 기준으로 한 오프라인 시장점유율은 28.9%였다.

이로써 삼성테크윈은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1위를 고수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중은 6 대 4 정도.

삼성테크윈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오프라인 판매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작년만 해도 전체 1위를 차지하고도 오프라인 판매에서는 소니에 뒤지곤 했다.

업계 전문가는 "한·일 간 독도 파문을 틈타 기회를 포착한 삼성테크윈이 슬림형 디카 '#1' 시리즈로 대박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디카'를 표방한 '블루(VLUU)' 브랜드의 신제품도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달 초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새 브랜드 '블루'와 '블루 NV' 시리즈의 디카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720만화소에 광학 7배줌의 고배율 카메라인 'NV7 ops',1010만화소에 광학 3배줌을 지원하는 'NV10',MP3플레이어와 PMP 기능을 갖춘 720만화소급 컨버전스 디카 'NV3' 등이다.

2위 다툼도 흥미롭다.

세계 1,2위 디카 업체인 캐논과 소니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소니는 오프라인 판매에서 20.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캐논에 밀려 3위(12.1%)에 그쳤다.

또 캐논은 온라인 판매에서 16.3%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지만 오프라인 판매는 15.1%로 소니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소니 관계자는 "캐논은 제품 단가가 높고 전자상가 등 오프라인 매장 판매 비중이 큰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오프라인 순위에서는 유리하다"며 "최근 소니도 첫 DSLR 카메라를 내놓은 터라 이 시장 싸움도 볼 만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올 상반기 국내 디카 시장에서는 온라인 부문에서 점유율 10%대를 돌파한 후지필름(10.7%)과 8%대에 오른 코닥(8.4%)의 선전도 눈에 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