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배점 중 70%를 차지하는 가격부문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침에 따라 나머지 30%를 차지하고 있는 비가격요소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들의 장외 홍보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LG카드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14일 자문기관인 JP모건 등이 참여한 가운데 매각위원회를 열어 3개 금융회사가 지난 10일 제출한 응찰가를 개봉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3개 회사가 비슷하다"고 전했다.
그는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늦어지면 쓸데없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며 "16일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인수희망 지분물량 역시 3개 회사가 85% 이상 수준에서 비슷한 물량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결국 LG카드의 인수총액은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인 7조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3개 회사 모두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적어냄에 따라 LG카드의 향배는 △인수 후 경영계획 △고용안정 방안 △자금조달 계획 △인수 결격사유 유무 △도덕성 등으로 구성된 비가격요소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보들은 자사의 인수 적격성과 경쟁회사의 인수 부적격성을 동시에 부각시키며 막판까지 활발한 명분 쌓기를 계속했다.
서진원 신한금융 부사장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한 금융회사 인수는 전례가 없어 정책 리스크가 크고,사모펀드를 동원한 인수 역시 나중에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C를 설립,9조원에 달하는 지역농협의 조합예치금 가운데 일부를 이 SPC가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자금 동원 계획을 마련한 농협과 수익성을 중요시하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하나금융 양쪽 모두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반면 자신들이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카드사업부문이 자회사(신한카드)로 분리돼 있어 인수 과정이 단순하다는 점 △옛 조흥은행과 굿모닝증권 등을 잡음 없이 인수했다는 점 등도 부각시켰다.
하나금융은 최고위 경영층이 직접 맞대응에 나섰다.
윤교중 사장은 정확한 금액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LG카드 인수에 비교적 높은 가격을 써냈다"고 전제한 뒤 "MBK는 인수자금만 대는 재무적 투자자일 뿐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또한 LG카드 인수를 위해 크레디트스위스은행에서 충분한 자금을 지원키로 약속하는 등 "당장이라도 9조원 이상을 조달할 수 있다"며 자금 확보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농협도 '2003년 LG카드가 유동성을 겪을 당시 LG카드 회생에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금융계 요로에 전달하는 등 막바지 인수정당성 홍보에 열을 올렸다.
농협 관계자는 "필기시험 점수(가격요소)가 비슷하면 면접시험(비가격요소)에서 당락이 엇갈리지 않겠느냐"며 "면접시험은 누구보다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