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 보안을 뚫고 삼성전자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청둥오리 가족이 있어 화제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있는 오폐수 처리장에 청둥오리 부부가 찾아든 건 지난 6월말.

삼성전자 경쟁력의 원천인 연구개발(R&D) 단지가 있어 출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수원사업장의 완벽 보안을 청둥오리 부부가 뚫어냈다는 우스개가 퍼지면서 오리 부부는 직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오폐수 처리장 주변 풀밭에 둥지를 튼 청둥오리 부부가 정화한 물을 가둬두는 지름 40m 가량의 정화조에서 물놀이를 하는 모습은 연구개발 활동과 무더위에 지친 직원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안겨주곤 했다.

그런데 오리 부부가 지난달초 갑자기 종적을 감춰, 직원들은 "먹이감이 없어 떠났다 보다"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달 들어 청둥오리 부부와 귀여운 새끼 3마리가 함께 물가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에 직원들도 반가운 마음에 직접 먹이를 챙겨주는 등 청둥오리 가족을 '삼성가족'으로 인정하게 됐다.

삼성전자 환경안전팀장 성규식 상무는 "2003년 5월 오폐수 정화시설이 마련되기 이전에는 하수구나 다름없던 곳인데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급기야 오리가족이 삼성가족이 됐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자연생태 동식물이 살아가는 친환경적인 일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