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수영씨가 지난 2일 "음반·음원 수익금을 배당받지 못했다"며 자신이 소속된 R사를 상대로 11억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면서 연예인과 소속 매니지먼트사간 해묵은 갈등이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모델 겸 방송MC로 활약중인 박예슬씨가 전속계약 해지소송을 낸 바 있다.

전속계약 관련 분쟁은 크게 △소속사가 매니지먼트 의무를 이행했는지, 수익분배를 제대로 했는지와 △연예인이 연예활동 출연 등 전속계약상 의무를 지켰는지가 주된 쟁점이다.

지난해까지는 연예인들이 판판이 무릎을 꿇었다.

탤런트 박모씨는 소속사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에 출연할 것을 제의했음에도 "내 이미지와 맞지 않다"며 거부하고 대신 다른 드라마에 출연했다.

박씨는 이 드라마에 조연으로 나서 주연보다 더 많은 인기를 모았지만 전속계약 해지에 따른 배상금 1억4000만원을 물어줘야 했다.

탤런트 이모씨와 배우 김모씨도 "체계적인 연기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다" "전속계약이 소속사에는 권리만 있고 의무는 없어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전속계약 파기책임을 물어 각각 3억2000만원과 2억2800만원 배상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연예계쪽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탤런트 최진실씨 사건이 대표적이다.

건설업체 S사가 "광고 모델계약을 맺은 후 사생활 관리를 잘못해 기업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며 최씨에게 모델료 반환을 청구했지만 2심은 지난 5월 1심과 달리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최씨가 고의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연기자와 모델로 활동해온 연예인 이윤미씨와 전 소속사간 다툼에서도 법원은 지난 1월 "뮤직비디오 등 출연료 2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이씨 승소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또 연예인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연예활동금지 가처분이나 출연금지 가처분 등 신청은 거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