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유통업계 대표주 롯데쇼핑이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며 홈쇼핑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유통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채주연 기자.

롯데쇼핑의 우리홈쇼핑 인수설이 불거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왔는데, 드디어 인수 계약을 체결했군요?

기자-1> 네. 롯데쇼핑이 어제 우리홈쇼핑 지분 53%를 인수했습니다.

인수금액은 주당 11만원, 총 4천667억원으로 롯데쇼핑은 앞으로 방송위원회의 최다주식 소유자 변경승인 신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신고 등을 거쳐 최종계약을 맺게 됩니다.

이번 인수로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할인점, 온라인쇼핑몰에 이어 홈쇼핑까지 보다 다양한 유통채널을 갖추게 됐습니다.

롯데쇼핑은 사실 10년 전부터 홈쇼핑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기회를 노려왔는데요,

그동안 적대적 M&A에 노출돼 우호지분 유지비용이 증가하면서 부담을 느낀 경방 측이 롯데측에 인수를 제안하면서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앵커-2> 롯데쇼핑은 기존에도 백화점과 할인점을 비롯해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홈쇼핑업체까지 인수하게 되면 업태 간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2> 롯데가 최종 인수 계약까지 마무리 짓고 본격적으로 홈쇼핑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면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확보해둔 고객층과 구매력을 백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롯데가 우리홈쇼핑을 인수해도 언제쯤 성장세가 나타날지는 의문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CG–우리홈쇼핑 매출액 추이)

우리홈쇼핑의 시장점유율이 14%대로 업계 4위에 그치는데다 매출규모도 롯데쇼핑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기존 유통업태와의 시너지 효과가 당장에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홈쇼핑업계에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하는데요,

케이블TV SO를 확보하지 못한 롯데쇼핑이 홈쇼핑 업체만 인수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업계에서는 "SO를 통해 채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홈쇼핑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홈쇼핑도 비싸게 인수한 마당에 SO까지 인수하기에는 자금 출혈이 너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롯데쇼핑이 10년간의 숙원사업이던 홈쇼핑사업에 드디어 진출하게 됐지만 주주들은 구체적인 사업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인수대금을 지불한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3> 우리홈쇼핑의 2대 주주인 태광산업과 협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3> 롯데쇼핑과 태광산업은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태광산업 그룹 이호진 회장의 장인이 롯데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회장으로 사실상 사돈 관계라고 볼 수 있는데요,

때문에 태광산업이 보유한 SO를 롯데가 활용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태광산업은 보유한 SO를 롯데측과 협력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히며 불쾌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두 기업 간 친인척 관계가 있다 해도 그동안 경방과 치열한 지분경쟁을 펼치며 홈쇼핑사업에 욕심을 내비쳤던 태광산업인 만큼 롯데의 지분 인수가 달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태광산업 측은 롯데측에서 아직 어떠한 협력 제의나 문의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협조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전화인터뷰> 진헌진 / 티브로드 대표

"매수자가 롯데라는 점에서 어제 오늘 신문에 난 것처럼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니다. 우리는 2대주주로서 권리를 찾을 계획..우리는 가입자가 있으니까 어떤 식으로든 간에 지금 상황에서 롯데와 협조할 생각이 전혀 없다"

게다가 올 연말 우리홈쇼핑과 태광산업의 방송송출 계약이 만료되면 이후 재계약이 불확실해 롯데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SO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4> SO 확보 문제 외에도 걸림돌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방송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은 어려움이 없을 전망입니까?

기자-4> 롯데쇼핑은 향후 방송위원회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치게 되는데요, 우리홈쇼핑이 신청서를 접수하면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60일 이내에 승인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홈쇼핑 사업 자체가 중소기업의 유통 활성화를 취지로 시작된 것이니만큼 롯데쇼핑이라는 대기업의 홈쇼핑 시장 진출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덩치가 큰 롯데쇼핑이 백화점부터 홈쇼핑까지 국내 모든 유통채널을 전부 확보하게 돼 홈쇼핑 업계에 위협적이라는 측면에서 방송위가 승인 심사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에 대해 롯데는 향후 우리홈쇼핑의 설립취지에 맞게 중소기업상품을 위주로 중기 육성에 기여토록 운영할 계획이라며 방송위 승인은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앵커-5> 유통업계의 공룡 롯데쇼핑의 할인점사업 진출에 대해 업계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5> GS홈쇼핑, CJ홈쇼핑 등 기존 홈쇼핑업체들은 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올초 상장을 통해 3조 4천억원이라는 자금을 손에 쥐게된 롯데쇼핑이 막강한 자금력과 그동안 쌓아온 제품력을 내세운다면 과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정재훈 / CJ홈쇼핑 홍보팀장

"아직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하는 것 같고 방송위 승인이라라든지 그런 상황이 남아 있으니까... 롯데가 들어오면 긍정적인 면도 일부분 있지만 현재로선 우려되는 부분이 과도한 경쟁이 유발될 우려가 있고 그게 업계전체에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한편 대주주들간의 지분 경쟁에 계속된 M&A설로 어수선했던 우리홈쇼핑 직원들은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롯데'라는 브랜드파워가 장기적으로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인데요, 우리홈쇼핑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전화인터뷰> 우리홈쇼핑 관계자

"직원들이야 회사가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거 같다. 아무래도 롯데라는 브랜드..여태까지 우리홈쇼핑이 브랜드 때문에 고전을 했다."

유통업계의 공룡 롯데쇼핑의 등장으로 홈쇼핑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워낙 변수가 많아 이번 인수가 유통업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점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