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대부업 시장] (中) 국내업체 '생존위한 변신'‥광고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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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초 국내 1위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의 최윤 회장은 고민에 빠졌다.
부실 덩어리였던 에이앤오그룹을 인수해 러시앤캐시로 이름을 바꾼 지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던 터였다.
에이앤오그룹이 남긴 3500억원대의 부실채권을 생각하면 먼저 씀씀이를 줄이는 보수적 경영으로 회사를 정상화하는 게 순서였다.
하지만 업계 1위를 굳히기 위해선 보다 공격적인 경영이 요구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업시장으로 밀려오는 '거대 자본'을 떠올리면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최 회장은 '공격 앞으로'를 선언했다.
"음지에서 대출 중개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업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우량 고객한테 직접 다가가야 할 때"란 판단에서다.
대부업에 대한 다소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는 것도 필요했다.
그러나 연간 적자가 1000억원을 넘는 처지에 매달 10억원이 넘는 광고비를 지출한다는 것은 사실 모험이었다.
하지만 파격적인 비용을 들여 일류 탤런트 한채영을 모델로 선택,미디어 광고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결과는 대성공.1년도 안 돼 '러시앤캐시'는 대부업계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고,올해는 흑자 원년의 기대감까지 갖게 하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러시앤캐시는 현재 30개의 지점을 내년까지 40개로 10개 더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지점 수는 웬만한 지방은행과 맞먹는 수준.러시앤캐시의 '과감한 변신'을 보면서 산와머니,리드코프,유아이,하트캐싱 등 기존 업체들까지 공격적인 마케팅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부업체의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업계의 '영원한 숙제'인 조달금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동안 국내 대형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털 등에서 연 15∼20%대 안팎의 금리로 자금을 끌어왔던 게 현실.하지만 국내 대부업에 진출한 메릴린치나 스탠다드차타드뱅크(SCB) 등 외국 업체들은 자국에서 6∼7%의 금리로 돈을 들여와 영업을 한다.
이제는 국내 업체들도 해외의 싼 자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리드코프는 올초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형태로 67억원을 해외에서 끌어왔다.
웰컴크레디라인은 지난달 미국계 템플턴 자산운용으로부터 미화 550만달러를 유치했다.
내부 경영시스템의 업그레이드도 '진행형'이다.
핵심은 신용평가 능력의 향상이다.
오랜 금융 경험으로 고객 신용도 분류능력이 탁월한 외국계들과 경쟁하려면 가장 중시돼야 할 분야기도 하다.
실제 국내 대부업체들의 평균 연체율은 20% 수준이다.
중견 업체들도 일부는 40%를 웃돈다.
이런 구조로는 대출할수록 손해만 커질 뿐이다.
연체율을 10% 내로 낮추지 않고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를 위해 우선 상위 35개 업체들이 한국신용정보와 제휴,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대출 정보를 공유하면서 다중 연체자를 걸러내고 있다.
조달금리와 연체율을 떨구면 당연히 대출금리도 낮아져 고객들이 좀 더 싸게 돈을 빌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연체율을 낮추는 것이 선순환 구조의 출발인 셈이다.
배석도 룰루크레디트 대표는 "외국계와 경쟁하려면 연체율을 낮추려는 노력과 함께 금리가 낮은 다양한 대출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국내 대부업 시장에선 생존을 건 승부가 시작됐다.
승리하지 못하면 곧 패배하는 싸움이다.
"외국계든,국내 업체든 간에 우량고객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살아남는 결정적 조건이 될 것"(이재선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사무국장)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부실 덩어리였던 에이앤오그룹을 인수해 러시앤캐시로 이름을 바꾼 지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던 터였다.
에이앤오그룹이 남긴 3500억원대의 부실채권을 생각하면 먼저 씀씀이를 줄이는 보수적 경영으로 회사를 정상화하는 게 순서였다.
하지만 업계 1위를 굳히기 위해선 보다 공격적인 경영이 요구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업시장으로 밀려오는 '거대 자본'을 떠올리면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최 회장은 '공격 앞으로'를 선언했다.
"음지에서 대출 중개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업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우량 고객한테 직접 다가가야 할 때"란 판단에서다.
대부업에 대한 다소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는 것도 필요했다.
그러나 연간 적자가 1000억원을 넘는 처지에 매달 10억원이 넘는 광고비를 지출한다는 것은 사실 모험이었다.
하지만 파격적인 비용을 들여 일류 탤런트 한채영을 모델로 선택,미디어 광고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결과는 대성공.1년도 안 돼 '러시앤캐시'는 대부업계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고,올해는 흑자 원년의 기대감까지 갖게 하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러시앤캐시는 현재 30개의 지점을 내년까지 40개로 10개 더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지점 수는 웬만한 지방은행과 맞먹는 수준.러시앤캐시의 '과감한 변신'을 보면서 산와머니,리드코프,유아이,하트캐싱 등 기존 업체들까지 공격적인 마케팅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부업체의 변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업계의 '영원한 숙제'인 조달금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동안 국내 대형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털 등에서 연 15∼20%대 안팎의 금리로 자금을 끌어왔던 게 현실.하지만 국내 대부업에 진출한 메릴린치나 스탠다드차타드뱅크(SCB) 등 외국 업체들은 자국에서 6∼7%의 금리로 돈을 들여와 영업을 한다.
이제는 국내 업체들도 해외의 싼 자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리드코프는 올초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형태로 67억원을 해외에서 끌어왔다.
웰컴크레디라인은 지난달 미국계 템플턴 자산운용으로부터 미화 550만달러를 유치했다.
내부 경영시스템의 업그레이드도 '진행형'이다.
핵심은 신용평가 능력의 향상이다.
오랜 금융 경험으로 고객 신용도 분류능력이 탁월한 외국계들과 경쟁하려면 가장 중시돼야 할 분야기도 하다.
실제 국내 대부업체들의 평균 연체율은 20% 수준이다.
중견 업체들도 일부는 40%를 웃돈다.
이런 구조로는 대출할수록 손해만 커질 뿐이다.
연체율을 10% 내로 낮추지 않고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를 위해 우선 상위 35개 업체들이 한국신용정보와 제휴,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대출 정보를 공유하면서 다중 연체자를 걸러내고 있다.
조달금리와 연체율을 떨구면 당연히 대출금리도 낮아져 고객들이 좀 더 싸게 돈을 빌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연체율을 낮추는 것이 선순환 구조의 출발인 셈이다.
배석도 룰루크레디트 대표는 "외국계와 경쟁하려면 연체율을 낮추려는 노력과 함께 금리가 낮은 다양한 대출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국내 대부업 시장에선 생존을 건 승부가 시작됐다.
승리하지 못하면 곧 패배하는 싸움이다.
"외국계든,국내 업체든 간에 우량고객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살아남는 결정적 조건이 될 것"(이재선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사무국장)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