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미국의 대형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에 MP3 플레이어 기능을 강조한 휴대전화 '초콜릿폰(모델명 LG-VX8500)'을 공급, 현지 '뮤직폰' 시장 공략에 나선다.

회사 측은 마이크로 SD 외장메모리 카드를 지원해 최고 2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초콜릿폰' 새 버전을 개발해 버라이즌 측과 공동 마케팅에 나선다고 1일 밝혔다.

버라이즌은 초콜릿폰으로 MP3 파일을 내려받으면 1곡 당 1달러99센트, 컴퓨터에 받을 때는 99센트의 요금을 받는 저가 정책으로 휴대전화와 PC 양쪽 모두 다운로드 요금으로 2달러49센트를 매기는 스프린트 등경쟁사를 제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북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단말기 사업의 최대 파트너인 버라이즌과 손잡고 '뮤직폰' 마케팅을 크게 벌이는 만큼 기대가 크다"며 "제품에 터치휠(손으로 눌러 돌리는 조작장치)을 탑재하는 등 조치로 현지 취향을 최대한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올 3분기에만 버라이즌을 통해 초콜릿폰 100만여 대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전국지인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31일자 기사에서 이번 공동 마케팅의 배경으로 미국의 음악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다가 LG 측의 첨단 휴대전화가 음원 서비스와 관련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온라인 음악시장은 애플사의 MP3 플레이어'아이팟'과 이에 연계된 음원 서비스 '아이튠스'가 석권하고 있으며, 애플은 지난 3년 사이에 무려 10조 이상의 곡들을 판매,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휴대전화를 이용한 음악시장도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 IT(정보기술) 업체들이 시장 선점에 나서는 등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아직 1년이 채 못된 사이에 750만 곡 이상의 노래를 유료로 이용했다.

이 때문에 업계 측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온라인 음악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그러나 버라이즌은 관련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MP3 포맷에 내장된 음악 곡들을 버라이즌 휴대전화로 옮기거나 직접 듣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첨단 LG 초콜릿폰을 도입함으로써 사용자들은 USB 케이블로 단말기를 PC에 연결할 수 있고 2GB(기가바이트) 저장카드로 최대 2천 곡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온라인 음악시장 진출 이후 그간 기술 수준이 낮아 고전을 면치 못해온 버라이즌 입장에서 LG 휴대전화는 미국 음악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키를 쥐게 된 것이다.

업계 전문가인 로저 엔트너는 "버라이즌측이 (서비스) 사용료를 인하함으로써 젊은층을 파고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월 15달러의 이용료를 일괄적으로 부담하기 보다는 노래 한두 곡씩을 부담없이 다운로드받기를 더 좋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존 통신업체들은 물론이고 소니와 뮤직 매치, 마이코크뮤직 등 IT 관련 업체에서부터 할인점 체인인 월 마트, 패스트 푸드업체 맥도날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디지털 음악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온라인 뮤직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