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소(畵素)가 1000만개 이상인 제품,광학 줌이 7~12배나 되는 고배율 제품,빛에 반응하는 감도가 사람 눈의 절반 수준에 이르는 제품,콤팩트도 렌즈교환식도 아닌 200만원대 제품….가정에서 흔히 쓰는 콤팩트 디카이면서도 전문가용 못지 않은 제품이 많이 나왔다.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수요가 늘면서 콤팩트 디카도 진화하고 있는 것.
'1000만 화소'는 콤팩트 디카의 새 화두다.
일본 카시오는 최근 LCD가 2.8인치나 되고 본체에 스테인리스 소재를 채택한 1037만 화소급 '엑실림 EX-Z1000'을 내놓았다.
삼성테크윈도 이달 말께 1000만 화소급 콤팩트 디카 '블루 NV10'을 시판한다.
이 제품은 두께가 18.5mm 슬림형이지만 슬림형에 많이 쓰는 '이너줌' 대신 빛을 왜곡 없이 모아주는 경통을 장착했다.
화소는 1000만개로 DSLR에 버금간다.
연초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한 '고감도' 경쟁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이맘 때만 해도 콤팩트 디카는 감도(빛에 반응하는 정도)의 기준인 ISO가 400 안팎인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최근 ISO가 3200이나 되는 고감도 제품이 나왔다.
후지필름이 내놓은 '파인픽스 F30'으로 630만 화소급 콤팩트 디카다.
감도가 높으면 어두운 곳이나 야간에도 비교적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ISO 3200은 카메라로는 사람 눈의 감도(ISO 6400 수준)에 가장 가깝다.
DSLR 카메라는 ISO 3200 제품이 많이 나왔지만 콤팩트 디카로 ISO 3200 제품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고배율 콤팩트 디카도 눈에 띈다.
코닥의 '이지쉐어 Z612'는 12배 광학 줌에 수동 기능을 갖춘 600만 화소급 디카다.
전문가용 '슈나이더' 렌즈를 장착한 이 제품은 기존 'Z시리즈'와 달리 톱니 모양의 '다이얼'이 카메라 오른쪽 위에 달려 있어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삼성테크윈이 다음 달 초 판매를 시작할 '블루 NV7 ops'는 경통까지 불쑥 튀어나온 광학 7배 줌의 고배율 디카다.
720만 화소에 두께는 20.9mm로 얇은 편이다.
업계 전문가는 "콤팩트 디카는 성능에선 DSLR 카메라나 하이엔드 디카에 뒤지지만 실용성과 휴대성이라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콤팩트 디카로 구분하긴 어렵지만 엡손의 'R-D1s'는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디지로그' 제품으로 눈길을 끈다.
이 제품은 수동으로 거리나 초점을 조절하는 '레인지파인더(거리계)'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가격은 219만원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