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관록의 카리 웹(호주)에 눌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우승을 또 다음으로 미뤘다.

위성미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2.6천268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서 폴라 크리머(미국)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위성미는LPGA 투어 대회 4번째 준우승.
웹은 이날 4언더파 68타를 때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위성미와 데이비스를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던 웹은 미켈롭울트라오픈에 이어 시즌 3승을 올리면서 다승 선두로 나섰다.

또 웹은 우승 상금 45만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164만7천433달러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158만324달러)를 따돌리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LPGA 투어 대회에 31번째이자 프로 데뷔 이후 7번째 출전 무대였던 위성미에게는 두고 두고 아쉬운 최종 라운드였다.

경기 중반에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생애 첫 우승이자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 기회를 맞았으나 한번의 티샷 실수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것.
웹에 1타 뒤진 2위로 경기에 나선 위성미는 9번홀(파5)에서 10m 짜리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1번홀(파4)에서 1.8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11번홀에서 1타를 잃은 웹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위성미는 13번홀(파4)에서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에 떨어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두번째샷 역시 그린 옆 벙커에 빠졌고 벙커에서 쳐낸 볼은 홀에 7m나 모자라 끝내 1타를 잃고 말았다.

앞서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1타차로 추격한 웹과 데이비스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한 위성미는 웹이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보태면서 공동2위로 내려 앉았다.

15번홀(파5)에서 티샷을 관중석으로 날려보내는 통에 파에 그친 위성미는 17번홀(파3)에서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웹에게 2타차로 뒤지면서 우승 기회는 사실상 사라졌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야 겨우 연장전을 바라볼 수 있었던 위성미는 티샷이 러프에 떨어졌지만 과감하게 두번째샷으로 그린을 노렸지만 벙커에 떨어지면서 실날같은 희망도 버려야 했다.

벙커에서 절묘하게 건져낸 세번째샷을 홀 1m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지만 세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파를 지킨 웹은 우승을 확정지었다.

프로로 전향한 뒤 LPGA 투어 대회에 7차례 출전한 위성미는 스코어 기입 실수로실격당했던 지난해 삼성월드챔피언십을 뺀 6개 대회에서 모두 5위 이내에 입상하는 성과를 남겼다.

위성미는 "점점 우승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가 지금까지 치른 대회 가운데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내가 거둔 성적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위성미는 "이제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자평했다.

앞서 경기를 마친 `슈퍼 땅콩' 김미현(29.KTF)은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러 촤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4위에 올라 3개 대회 연속 '톱10'의 상승세를 이어 갔다.

재기에 성공한 박세리(29.CJ)는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5위를 차지, 4개 대회 연속 '톱10'이라는 나름대로 성과를 남겼다.

9언더파 279타로 공동8위에 오른 장정(26.기업은행)을 포함해 '코리언 군단'은 총상금 300만달러의 특급 이벤트인 이 대회에서 4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오초아는 9번홀(파5)에서 191야드를 남기고 하이브리드클럽으로 친 두번째샷이 홀에 빨려들어가는 행운의 알바트로스를 기록했지만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5위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