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에 다시 인수·합병(M&A) 바람이 불 조짐이다.

나산이 26일 기업매각을 위한 2차 입찰공고를 낸 것을 비롯 LG카드는 8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현대건설도 이르면 8월 말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들어간다.

유진기업과 한주흥산의 서울증권 인수전도 8월 초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나산 쌍용건설 등 중형업체 매물로

나산은 8월11일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실사를 거쳐 9월15일 본 입찰을 실시한다.

나자인이 공식적인 인수 의사를 밝혔으며 신원 코오롱FnC 제일모직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제상사를 인수한 E1측은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형 유통업체인 A사도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이어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나산은 적정한 규모와 브랜드에 전국적 유통망을 갖고 있어 의류업체의 관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말 1만3000원대로 하락했던 나산 주가는 최근 M&A 기대감으로 1만5000원을 회복한 상태다.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쌍용건설 매각 일정은 당초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KAMCO) 관계자는 "당초 현대건설을 팔고 난 이후 매각 작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현대건설과 규모의 차이가 큰 까닭에 대우건설 매각이 끝나면 주간사 선정 등의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대우건설 인수에 실패한 유진기업 프라임산업 등과 중견 건설업체인 D사 K사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쌍용건설은 토목과 해외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고 시가총액이 3400억원대 수준으로 인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노리는 업체가 적지 않다.

◆ 현대건설 LG카드,실적에 M&A 재료까지

현대건설은 이르면 8월 말,늦어도 9월 중에는 주간사 선정을 거쳐 매각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분기 뛰어난 실적을 올린 데다 M&A까지 겹쳐 증권사들의 잇따른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전현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M&A 이슈를 뛰어난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인수전은 또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개매수 이슈가 불거진 LG카드도 내재가치와 M&A 프리미엄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종목으로 꼽힌다.

동부증권 임동필 연구원은 "영업이 정상화된 LG카드는 앞으로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공개매수를 통해 소액투자자들도 M&A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카드 채권단은 신한지주 등 5개사로부터 8월10일 인수제안서를 제출받고 8월 하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현대증권은 공개매수가가 최대 6만원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유진기업과 한주흥산이 벌이고 있는 서울증권 인수전도 8월 중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모두 조만간 금융감독위원회에 최대주주 승인신청을 제출한 후 본격적인 지분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위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양측 모두 승인을 받은 후 지분 매집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선 양측이 극적으로 타협,공동경영 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