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DDA) 협상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세계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해 지난 5년간 추진돼온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이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됐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24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무역협상위원회(TNC) 비공식 회의를 열어 "조건이 성숙하고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기 전까지 협상을 중단(suspend)할 수 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라미 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서방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위임을 받아 23일 14시간 진행된 G6 각료회의와 24일 재개된 협상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G6 각료회의에서 유럽연합(EU) 브라질 인도 일본 호주 등 5개국은 농업 시장접근(관세감축)과 비농산물 시장접근(NAMA) 분야에서 신축성을 보일 수 있다는 뜻을 밝혔으나 미국이 농업 국내보조 분야에서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회의 자체가 결렬됐다.

라미 총장은 "농업 시장접근과 국내보조 분야에서 주요국들의 입장 차이를 메우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선 DDA 협상 자체를 중단하고 각 회원국들이 앞으로 가능한 선택방안이 무엇인 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업 공산품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협상그룹의 작업이 전면 중단됐으며 이번 주말로 예정됐던 G6 각료회의도 무산됐다.

한국 일본 스위스 노르웨이 등 농산물 순수입국 그룹(G10) 각료회의도 취소됐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