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및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신형 아반떼의 미국 판매가 연내에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클릭 등 유럽에서 인기있는 소형차 수출도 전면 중단돼 해외 시장에서의 공급 차질과 시장 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

특히 매년 반복되는 만성적 파업은 현대차의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려 해외 딜러들의 이탈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당초 7월부터 수출용 신형 아반떼 생산에 들어가 선적 등을 거쳐 10월부터 미국에서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이 같은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국내 수요마저 감당하기 힘들어져 수출용 차량 생산과 선적이 상당기간 지연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시장의 구형 아반떼 재고는 3개월 판매분량인 2만8000대로 9월이면 재고까지 모두 바닥난다"면서 "10월부터는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파업과 근로자들의 휴가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7월31일~8월4일) 등을 감안하면 미국 시장에서 신형 아반떼의 연내 출시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현대차 딜러 중에는 다른 업체의 차량까지 판매하는 곳이 전체의 50% 수준"이라며 "현대차의 신차 공급이 원활치 않을 경우 딜러들이 다른 업체의 차량 판매를 늘릴 수밖에 없어 딜러들 사이에서 현대차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아반떼는 출시 이후 지난 18일까지 총 1만9099대가 계약됐지만 실제 출고된 차량은 24%인 4584대에 그치고 있다.

기다리다 지쳐 계약을 취소한 사람을 빼고도 출고 대기 인원이 1만3163명에 달해 지금 주문해도 두 달가량을 기다려야 한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주·야간조 각각 4시간의 부분파업으로 전환,파업 시간을 전날보다 6시간 단축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