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 3870억원을 올려 12분기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이는 증권사 추정치(약 4000억원)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반도체 업황을 감안할 경우 '양호한 성적'이란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 D램 호조 힘입어 2분기 선방

하이닉스는 20일 공시를 통해 지난 2분기 해외법인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700억원 △영업이익 3870억원 △순이익 3340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의 경우 반도체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전 분기(1조4460억원)에 비해 15%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3600억원)보다 8% 늘었으며 순이익도 전 분기(2940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선 매출 31.3%,영업이익 45.7%,순이익 40.9% 등 큰 폭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25%에서 2분기에는 23%로 다소 낮아졌다.

본사기준 영업이익률은 20.0%를 기록,삼성전자(22.2%)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본사기준 실적은 △매출 1조5780억원 △영업이익 3230억원 △순이익 3240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4%,1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4% 줄었다.

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은 D램이었다.

D램은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도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판매가격도 평균 1%가량 상승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이 호조를 보인 것은 후발업체들이 생산성이 높은 90나노 공정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공급 과잉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으로 고전했다.

2분기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40%가량 떨어졌다.

전체 매출에서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분기 37%에서 33%로 소폭 하락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3분기부터 낸드플래시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 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기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는 2분기 실적은 주가에 긍정적인 쪽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며 "3분기 이후에도 메모리 시장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해외공장의 신규 설비 가동과 공정기술 이전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면서 3분기에도 예상 수준의 반도체 출하량 증가율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UBS증권도 하이닉스가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한 뒤 하반기와 내년에도 실적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UBS는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PC 수요가 늘면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해지고 내년에는 새로운 PC 운영체계인 윈도비스타 출시 등에 힘입어 주력제품인 D램 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하이닉스는 800원(2.62%) 오른 3만1300원에 장을 마쳐 5일 만에 상승 반전했다.

김수언·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