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씨의 소설을 연극으로 옮긴 작품 '흡혈귀'가 다음 달 4일부터 9월24일까지 대학로 인아소극장에서 공연된다.

'흡혈귀'는 김씨의 데뷔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1996년)와 소설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1999년)에 수록된 단편 '흡혈귀'를 섞어 각색한 연극.

흡혈귀에 대한 시나리오를 쓰는 남편과 그 남편이 흡혈귀라고 믿는 아내 희연,영생을 원하는 퍼포먼스 예술가 미미를 통해 인간의 다면적 본질을 드러내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애인의 친구와 결혼한 희연은 시나리오 작가인 남편의 서재에서 의문의 사진과 관을 발견한 뒤 남편이 흡혈귀라 단정짓는다.

그녀는 남편의 동료인 화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비슷한 시각,화자는 자살할 방법을 알려달라는 미미에게 그녀가 2년 전에 자살했음을 환기시키며 사라질 것을 요구한다.

그러자 미미는 화자의 의식 속에 잘못 입력돼 있을 뿐,유령이 아니니 재생시켜 줄 것을 주문한다.

진실찾기게임 같은 이야기는 빔프로젝트 영상에 담긴 환상적인 이미지로 표현된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지고,소설과 연극의 문턱도 사라지는 무대가 연출된다.

극단 떼아뜨르 추가 올리는 이 작품은 김종연씨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박정환 김석주 신정만 등이 출연한다.

(02)3142-0538~9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