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1994년부터 해온 WTO 가입 노력에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미국이 가입을 승인키로 최종 방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5∼17일 열리는 G8(서방 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 하루 전 러시아의 WTO 가입을 위한 양자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나머지 기술적인 가입절차를 마무리짓는 대로 WTO 회원국으로서 관세차별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고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또 글로벌 교역 파트너로서의 국가 이미지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 신문 코메르산트는 미국이 외국계 은행 지점 설립 허용 및 지식재산권 침해 전면 단속 등의 요구를 철회하고 러시아는 7년에 걸쳐 보험시장을 개방하고 연간 92억달러에 달하는 농업보조금을 삭감하는 데 합의하는 선에서 절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FT는 러시아의 가즈프롬이 추진하고 있는 바렌츠해 슈토크만 가스전 사업에서 미국이 자국 기업의 참여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이번 합의에 응했을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는 양국의 이해득실을 따져 14일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튿날 개막하는 G8 정상회담에 참여하는 나머지 국가,특히 유럽 국가들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인 '에너지 안보'와 관련, 별 소득을 얻지 못할 것이란 게 FT의 분석이다.

이 신문은 외교관들의 발언을 인용,이번 회담에서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이 줄기차게 해온 가즈프롬의 가스 파이프라인 독점 해제 요구를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