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금강산까지.' 중앙·IMG내셔널·리츠칼튼CC를 보유하고 있는 에머슨퍼시픽(회장 이중명)은 한국을 대표하는 레저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오는 10월 시범라운드를 앞둔 '금강산 아난티 골프&온천 리조트'의 매니지먼트를 세계적 호텔·리조트 전문기업인 GHM에 맡긴 것도 그 일환이다.

영국계 GHM은 푸껫 발리 등지를 세계적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킨 고급리조트 관리업체다.

에머슨퍼시픽은 금강산골프장 시범라운드에 맞춰 10월 남해리조트를 개장한다.

남해리조트는 골프코스를 비롯 콘도 및 휴양시설로 이뤄져 있다.

골프코스로만 따지면 현재 81홀에 남해 19홀,금강산 18홀을 합쳐 총 118홀을 보유하게 된다.

국내 최대규모(108홀) 골프코스를 지닌 삼성그룹을 뛰어넘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중명 회장(63)은 "진해와 정동진에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경상남도 강원도와 체결했으며 안면도에도 골프코스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충청·경기를 비롯 동·남·서해안에 1개소씩,그리고 북한의 금강산에 이르기까지 전국 도처에 172홀 규모의 골프장과 리조트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리조트가 절대 부족합니다.

휴가철에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전 가족이 합리적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을 생각하다 보니 골프와 다른 휴양시설이 결합된 리조트를 건설하게 됐습니다."

에머슨퍼시픽은 각 골프장이나 리조트를 세계적 매니지먼트사에 위탁,운영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IMG,리츠칼튼,힐튼,GHM이 모두 그런 예다.

이 회장은 "그들이 잘하고 전문적이니까 맡긴다"며 "처음에는 매니지먼트 비용 등으로 손해를 보겠지만,고품격 서비스를 보고 손님이 더 많이 찾으면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부여 출신인 이 회장은 금강산골프장에 애착을 갖고 있다.

"해마다 6만명 정도의 우리 골퍼가 북한땅에서 골프를 친다고 생각해보세요.

북한에서 부르주아 스포츠로 여기는 골프를 통한 남북 민간교류가 이뤄진다는 상징성이 보통 큽니까.

GHM은 또 서방 기업으로는 사실상 처음으로 북한에 진출하는 기업이 되는데 재미 있는 일 아닙니까." 이 회장은 골프장 완공에 즈음해 골프대회를 열고 남북한 정상을 초청한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그런 뜻이 알려졌는지 금강산리조트 전체 회원권 3000장 중 2000장에 대해 벌써 신청이 들어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전한다.

항간에는 에머슨퍼시픽이 급속하게 사업영역을 넓혀가자 그 배경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자금압박설까지 나돈다.

그에 대한 이 회장의 대답은 단호하다.

"기존 세 골프장 운영이 잘되고 있을 뿐더러 최근 남해리조트를 성공적으로 분양한 덕분에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금강산은 북한에서 50년간 사용권을 주었기 때문에 실제 투자한 돈은 얼마 안 됩니다.

진해골프장은 모건스탠리와 함께 건설하고 안면도의 경우 모건스탠리와 삼성생명이 동참합니다.

우리가 허약하면 그런 회사들이 참여하겠습니까."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