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사실상 전면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11일 오후 열린 제12차 노사 본교섭에서 회사측이 내놓은 일괄 타협안을 거부한 채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13일 주간조 6시간,야간조 8시간 전면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14일에도 주·야간조 모두 6시간 부분파업을 하며,판매와 정비,모비스 본부는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협상을 벌인 11일에도 주·야간 각 3시간 파업과는 별도로 울산3공장 야간조가 전면파업을 벌인데 이어 12일에는 주·야간 6시간 부분파업과 별도로 아산과 전주공장은 올스톱시키기로 했다.

회사측은 "표면상으로는 부분파업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전면파업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현재 잔업과 특근을 전면 거부하고 있어 주·야간 각 6시간 부분파업이라 해도 하루 조업시간은 불과 4시간에 그쳐 사실상 전면파업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경북 경주의 Y부품업체 이모 이사는 "차라리 전면파업을 하면 근로자들을 휴가라도 보내겠는데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을 번갈아 하는 바람에 갈피를 못잡겠다"며 "원자재수급 등 계획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전문가들은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일 경우 대기업 노조 이기주의라는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부담 때문에 사실상 전면파업 못지않은 부분파업을 통해 회사측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측은 11일째 이어진 노조의 부분파업과 잔업,특근거부 등으로 인해 4만125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5657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관련 협력업체의 손실액 5000여억원을 합치면 전체 손실액은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열린 12차 본교섭에서 임금 6만500원 인상(기본급 대비 4.4%)과 성과금 통상급 100%(임금교섭 체결 즉시),하반기 생산목표달성 격려금 50%(2006년 추석 상여금 지급시),품질 및 생산성향상 격려금 100만원(임금교섭 체결 즉시 지급) 등의 임금협상안을 노조측에 제시했다.

또 올해 경영실적에 따라 내년도 상반기중 추가 성과금 지급을 논의하고 임금 외의 요구안에 대해서는 별도의 실무추진위를 구성해 지속 검토하자고 노조측에 제안했다.

노조측은 그러나 "회사측 협상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거부했다.

13차 노사 본교섭은 13일 열린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