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호주 시드니로 여행을 갔던 남정미씨(32·가명)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호텔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물이 넘쳐 침실 카펫이 젖는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호텔측에선 그에게 세탁비용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 금액은 우리돈으로 20만원에 이르렀다.

전적으로 자신 잘못이었던 탓에 남씨는 전액을 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귀국해 20만원을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다.

여행 떠나기 전 가입해뒀던 해외여행보험에서 손해배상책임을 보상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때 여행보험에 가입하면서도 늘 ' 불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왔지만 사고경험을 통해 보상받고 보니 '유사시 도움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로,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여행에선 늘 예기치 않는 일이 생긴다.

특히 반갑지 않은 사건·사고라도 생기면 큰 골치다.

하지만 미리 준비해두면 사건·사고에 따른 피해를 크게 경감할 수 있다.

만사불여튼튼인 것이다.

이렇게 준비할 수 있는 것 중 대표적인게 바로 여행보험이다.

손해보험협회와 AIG손해보험이 조언하는 '여행보험 체크리스트'를 소개한다.

◆가입 대상과 시기는＝여행보험은 성별이나 나이 등에 관계없이 들 수 있다.

국내 여행보험은 여행을 떠나기 2~3일 전,해외 여행보험은 1주일 전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단체여행의 경우 여행사가 일괄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가입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항공기를 이용해 해외여행에 나설 때는 비행기 탑승 전에 공항 보험사 창구에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보상 대상은＝여행 중 상해로 숨졌거나 다쳤을 때 보험금을 지급한다.

질병 사망의 경우 여행 중에 발생한 질병으로 30일 이내에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준다.

또 휴대품을 도난당하거나 파손돼도 보상받을 수 있다.

여행 중에 가입자의 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손배배상책임을 지게 될 경우에도 보상이 된다.

◆보상하지 않는 사고는＝본인 부주의로 휴대품을 분실했을 때는 보상받을 수 없다.

고의 사고,자살,범죄 행위,폭력 행위 등으로 인한 상해도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임산부가 여행 중에 출산 또는 유산하더라도 보상받을 수 없다.

여행지 국가의 전쟁,내란,소요 등으로 인한 피해는 전쟁위험 담보 특약에 들지 않은 한 보상이 안 된다.

◆무료 보험가입은 신중히＝기업들이 각종 이벤트를 통해 여행자 무료 보험 가입 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무료 상품은 대체로 사망 보험금 1억원을 제외하고 여행 중에 흔히 일어나는 상해나 질병에 대한 보상 한도액이 작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상해와 질병 의료비에 대한 보상 한도액은 300만원 이상(미주지역은 1000만원 이상)은 돼야 사고시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보상시 구비 서류는＝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보험금 청구서,의사 진단서,치료비 영수증,보험증권 등이 있어야 한다.

휴대품을 도난당했을 때는 현지 경찰서의 도난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해외여행 때는 보험사들의 '해외 긴급지원 서비스' 연락처를 사전에 확인하고 연락하면 우리말로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국내 여행보험은 보험료가 5000원 안팎(3일 기준),해외 여행보험은 1만5000원가량(1주일 기준)"이라며 "보상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고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