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오전 5시께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발사한 대포동 2호는 발사 40여초 만에 한·미 군당국의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추락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군은 공중 폭발했거나 추진체가 분리되지 못한 채 동해상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조정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 실패가 일단 기상 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는 기상 여건이 변수로 작용하지만 군사적 목적의 미사일은 기상 여건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엔진 결함 가능성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북한이 1998년 이후 8년 동안 사거리 연장을 위한 엔진연소 실험을 지속적으로 벌여왔지만 여전히 기술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장거리 미사일은 발사된 지 40여초가 지나면 추진체가 단계적으로 분리되는 상황과 엔진성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적인 압력이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6000km 이상까지 날려보낼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추론이다.
이와 관련,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북측 입장에서는 대포동 2호의 기술력을 모두 보여주지 않고도 발사 자체만으로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능력으로 볼 때 40여초간 비행하고 추락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다"며 "언제든 발사할 수 있다는 의지만을 보여주려는 '의도된 실패'로 판단된다"고 조심스런 분석을 내놨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