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2개 이공계 정부출연연구소들이 과학기술부에 제출한 67개 '톱 브랜드 프로젝트' 후보 과제들이다. 톱 브랜드는 어느 연구소 하면 일반인들도 쉽게 떠올릴 만한 간판 신기술을 일컫는다. 과기부는 출연연구소들이 톱 브랜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다음 달 중 이 가운데 60개 안팎을 지정해 내년부터 총 567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21세기 우주시대를 맞아 세계 최첨단의 달 탐사 임무를 위한 우주기술 개발과 유비쿼터스 인체센서 네트워크를 대표적인 기술로 내세울 계획이다. 달 탐사 기술을 개발하면 한국도 우주 개척의 시대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수리과학연구원은 우주궤도와 위성의 궤적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우주수학이론과 생체 시스템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는 수학이론을 톱 브랜드 후보로 제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지구와 닮은 외계행성 탐색을 위한 변광천체 탐색 시스템 개발을 대표 기술로 내세웠으며,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발사체용 30t급 고성능 액체엔진을 개발하기로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무안경 3D(3차원) 방송기술을 개발해 톱 브랜드화할 계획이다. 방송 시청자들이 특수 안경 없이도 3차원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방송 송출을 하는 시스템으로 ETRI는 이를 2010년까지 개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지난 5월에 내놓은 인간형 로봇 에버원에 이어 인간과 감성을 교감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또 컴퓨터 안에서 부품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가상공장 설계 시스템을 톱 브랜드로 삼을 방침이다.
한국철도연구원도 곡선 구간에서도 차체가 기울어지지 않고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있도록 하는 열차인 틸팅 열차를 톱 브랜드로 개발키로 했다. 이 틸팅 열차는 선로를 신설하지 않고 현재의 노선으로도 시속 200km 이상의 속력을 낼 수 있는 열차로 한국 등 산악지역에서는 안성맞춤이라는 게 철도연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우식 부총리는 "각 연구기관마다 2개씩 톱 브랜드를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 중 1개는 정부가 개발 예산을 지원하고 나머지 1개는 자체 예산으로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