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최근들어 외국인들의 ‘팔자’ 규모가 한층 줄었다.

게다가 그동안 외국인들이 매도 기회로 활용했던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자사주 매입도 ‘끝물’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주요 이머징마켓에서 외국인들이 매수우위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매도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 매도 마무리는 매수여력이 있는 국내 기관들의 운신 폭을 넓혀줘 국내 증시를 다시 반등세로 되돌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로 예정된 미국 FOMC(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시장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이머징마켓 매도세 한풀 꺾여

4월 초 이후 5조원가량을 순매도한 외국인들은 22일에도 12일째 '팔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순매도금액은 급속히 줄어 170여억원(유가증권시장 기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도가 이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외국인의 힘이 떨어졌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하루 평균 1500억원을 순매도 했다.

지난 9일과 14일에는 순매도액이 5000억원을 넘기도 했다.

그렇지만 19일 이후 외국인들의 하루 평균 순매도 규모는 800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최근 한 달간 외국인 매도 1,2위 종목이었던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매도공세 둔화가 눈에 띈다.

포스코의 경우 6월 중순까지 연일 10만주 안팎의 주식을 내다팔았지만 그 이후로는 1만~2만주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이머징마켓에서는 매도 둔화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인도증시에서 올해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이달 초 2조2000억원까지 줄었다가 최근 2조7000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대만증시에서도 이달 중순 외국인들의 누적 순매수 규모가 5조1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진 이후 더 이상 줄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아직 본격적인 매수 국면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매도공세에는 일단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평가했다.

◆ 단기 매물은 대부분 나왔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점을 형성한 후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CLSA증권 김기수 대표는 "외국인들은 대개 3개월 기간으로 매수·매도 흐름을 타는 경향이 있다"며 "매도공세가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일단 단기매물은 대부분 내놨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가 이어지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월 말로 예정된 FOMC 결과 등을 통해 미국 금리정책의 향방이 뚜렷해지기까지는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UBS 장영우 대표는 "한국 증시는 지난 2~3개월간 빠르게 조정을 받았다"며 "외국인들이 볼 때 한국증시는 아시아 증시 중 가장 싼 수준까지 내려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