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일 동안 매일 20만원씩 원금과 이자를 갚는 조건이었다.
이자율이 연 436%에 이르는 사채였다.
그것도 선이자 100만원을 공제한 채 900만원만 받을 수 있었다.
그는 현재까지 750만원 정도만 변제했는데,거의 매일 사채업자로부터 빚독촉에 시달리고 있다.
#2.인천에 사는 곽 모씨는 지난해 10월 생활정보지에 실린 대출광고를 보고 A업체에 연락해 1000만원의 대출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이 업체는 "은행 직원과 연결돼 있다.
사업자로 서류를 조작해 사업자대출을 받도록 해주겠다"며 수수료 10%를 요구해왔다.
곽씨가 수수료의 나머지는 대출 실행 후 보내주겠다고 하면서 50만원을 계좌에 입금했으나 대출은 되지 않고 연락도 두절됐다.
이들의 경우처럼 급전이 궁해 사채를 쓰는 사람들이 '불법 고금리,불법 수수료,대출사기,채권추심협박' 등의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 사금융을 이용하는 사람 4명 중 3명은 법정상한 금리인 연 66% 이상으로 돈을 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사금융 이용 경험이 있거나 이용하려는 사람 51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금융 채무가 있는 3061명 가운데 대부업법상 상한 금리인 연 66% 이하로 돈을 빌린 사람은 25%에 그쳤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이 이용한 사금융의 평균 금리는 무려 연 204%로,2004년 조사 때의 연 228%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돈이 급한 사람들의 고금리 사채 이용이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금융채무 보유자 1인당 이용액은 950만원이었으며,이용 업체는 2.1개였다.
조성목 금감원 서민금융지원팀장은 "일주일간 돈을 빌려주면서 하루 2%의 이자,또는 연 1000%의 고금리를 물리는 사례가 있으며 설문대상자 가운데 52명은 2억원 이상의 사채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금융 채무가 있는 사람 중에서는 38%(1906명)가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였으며,42%(1278명)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사금융을 이용했다고 대답했다.
사금융을 이용하게 된 이유로는 카드 대금 등 기존의 빚을 갚기 위한 것이라는 응답이 41%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거비나 병원비 등 생계형 사금융 이용도 2004년 20%에서 이번 조사 때는 36%로 높아져 사금융 수요 충족을 위한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사금융 채무보유자의 86%가 가족 몰래 사금융을 이용했으며,88%는 사금융 이용 후 후회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