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의 강자를 가리자.'

2006 독일월드컵 축구대회 16강 진출의 갈림길에서 각각 한국과 스위스를 대표하는 '중원의 해결사'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요한 포겔(29·AC밀란)이 맞대결을 펼친다.

박지성과 포겔은 거스 히딩크 감독 밑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PSV 에인트호벤' 동창생 출신이다.

1999년 그래스호퍼에서 에인트호벤으로 이적한 포겔은 2005 시즌까지 활약하면서 박지성과 함께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룩하는 데 일조했다.

그 후 비슷한 시기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아A로 둥지를 바꾼 박지성과 포겔은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의 입장이 돼 월드컵 무대에서 마주하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박지성을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번갈아 기용하면서 그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했다.

더욱이 박지성은 지난 19일 프랑스전에서 후반 36분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의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을 위한 디딤돌을 놓았다.

말하자면 박지성은 아드보카트호 공격의 시작과 마침의 역할까지 다양하게 수행하면서 동료 태극 전사들에게 다양한 공격 기회를 만들어 주는 '산소'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는 선수다.

한국에 박지성이 있다면 스위스의 중원은 '캡틴' 요한 포겔이 진두 지휘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포겔은 날카로운 패스와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1992년 이후 12년 만에 스위스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뒷받침했다.

제네바 출신의 포겔은 15세 때 스위스 그래스호퍼 클럽에 입단했고 18세에 처음 스위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스위스 축구의 영웅이다.

더구나 포겔은 부상 위험이 많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으면서도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전 경기를 90분 풀타임 소화했으며 지난 프랑스 및 토고전에서도 교체 없이 연속으로 풀타임을 뛰는 등 '강철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박지성이 좌우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프리 맨'으로 공격을 이끌 이번 맞대결 상황에서 박지성과 수비형 미드필더 포겔 간 '창과 방패'의 대결은 90분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