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유선전화 사업이 LG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인터넷전화 등 후발사업자들의 협공으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다.

LG텔레콤이 유·무선 통합 서비스 '기분존'으로 대대적인 공세를 퍼붓고 있는 터에 하나로텔레콤이 '요금 절반'을 기치로 내걸고 광고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인터넷전화 업체들은 야금야금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데이콤은 무선인터넷전화 서비스를 내놓았다.

하나로텔레콤은 최근 일부 인쇄매체에 자사 유선전화 요금이 KT에 비해 저렴하다며 번호이동(전화번호는 그대로 쓰고 서비스 회사만 변경하는 것)을 유도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하나로텔레콤은 '김선아,K(KT를 암시)와 결별 선언'이란 제목의 광고에서 자사 집전화 요금이 (KT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하나로텔레콤이 이 광고를 낸 것은 KT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KT에서 하나로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한 유선전화 가입자는 올 1월 1만7340명에서 4월엔 1만9887명,5월엔 4만4000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하나로텔레콤에서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1월 1만504명에서 등락세를 보이다가 4월엔 9380명을 기록했다.

LG텔레콤이 지난 4월 말에 내놓은 유·무선 결합상품 기분존은 이미 KT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사무실 등 특정 지역에서 유선전화 요금으로 휴대폰을 쓸 수 있다는 기분존은 서비스가 시작된 지 2개월도 안돼 가입자가 6만명에 달했다.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의 공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네트웍스는 이달 들어 '삼성와이즈 070'이란 이름의 인터넷전화 통화요금을 대폭 낮췄다.

중국 통화요금의 경우 유선전화의 5% 수준으로 떨어졌고 인터넷전화의 약점인 시내전화 요금은 3분당 45원에서 39원으로 낮아져 KT 요금과 같아졌다.

이 밖에 데이콤은 지난달 기업용 무선 인터넷전화 '와이파이(WiFi)폰'을 내놓았다.

이 서비스는 사무실에 액세스포인트(AP)만 설치하면 선 없이 무선 인터넷과 무선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앞으로 하나의 단말기로 집 안에서는 무선 인터넷전화를,집 밖에서는 이동전화를 이용하는 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KT는 후발사업자들의 노골적인 공세에 강력히 대처하지도 못한 채 속만 태우고 있다.

자칫 후발사업자들의 신상품을 알려주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의 기분존 서비스 광고에 대해서도 초기엔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통신위원회에 사실왜곡 중단 등의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KT는 유선전화 퇴조를 막기 위해 2004년 '안폰'에 이어 올해 '비즈폰'을 내놓는 등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으나 대세를 막진 못하고 있다.

KT 유선전화 가입자는 2003년 말 2187만명에서 현재 2141만명으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