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연 3.5~4.4%의 고금리 '월급통장'으로 직장인을 유혹하자 은행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은행 월급통장은 보통예금으로 연 0.1~0.3%의 쥐꼬리 이자만 지급하는 '저원가성 예금'의 원천이다.

또 각종 교차판매를 할 수 있는 영업기반이기도 하다.

이런 월급통장을 증권사에 빼앗기면 은행으로선 영업기반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 증권사들이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CMA(자산관리계좌)의 금리를 잇따라 인상하자 은행권은 수수료면제,금리우대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로 맞대응하고 있다.

증권사 CMA계좌와 은행통장 가운데 어디가 유리할까.


○금리는 증권사 CMA가 유리

은행의 월급통장(보통예금)에 붙는 이자는 거의 없다.

금액에 따라 연 0.1~0.3%가 적용되며 50만원 미만의 소액에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은행도 있다.

반면 증권사 CMA는 단 하루만 맡겨도 연 3.5%이상의 이자를 받는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 12일 기간별로 연 3.4~4.3%였던 CMA금리를 연 3.7~4.4%로 인상했다.

한화증권은 연 3.85~4.05%,현대증권도 연 3.7~4.2%를 지급한다.

증권사 CMA는 중도인출이 어려운 1년제 정기예금 이자와 거의 맞먹는 고금리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예금자보호 여부 따져야

은행통장은 예금자보호가 적용된다.

은행이 문을 닫아도 5000만원까지는 원리금을 보장받는다.

반면 CMA는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다.

실적배당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증권사가 망하면 돈을 떼일 수 있다.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긴 돈을 어음관리계좌(동양종금증권),환매조건부채권(RP,현대·한화증권),머니마켓펀드(MMF,삼성·우리·한국·교보·CJ증권) 등으로 운용해 그 실적대로 이자를 지급한다.

그래서 CMA 금리는 엄밀히 따지면 '확정금리'가 아니라 '제시(예상)수익률'이다.

다만 동양종금증권의 CMA는 종금사 어음관리계좌여서 원리금보장이 된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CMA가 실적배당이 적용되지만 모두 우량채권에 운용되기 때문에 사실상 확정적인 금리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잔액 적으면 은행통장이 유리

재테크 전문가들은 월급통장의 잔액이 많은 사람일수록 증권사 CMA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한다.

가령 연 평잔 100만원이면 은행통장에서는 이자가 몇 천원에 불과하지만 CMA는 4만원 이상의 이자가 붙는다.

500만원이면 20만원 이상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는 즉시 적금 보험금 공과금 대출이자 등으로 빠져나가 잔액이 별로 남지 않는 사람은 증권사 CMA로 갈아탈 필요가 없다.

이자 차이가 극히 미미할 뿐만 아니라 은행 급여통장을 갖고 있으면 다양한 부가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급여통장 고객들에게 예금가입시 0.1~0.3%포인트의 보너스 금리를 지급한다.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에도 최저 0.2%포인트에서 최대 1.25%포인트까지 금리를 할인해 준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뱅킹과 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환율우대 등의 혜택도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의 '하나 부자되는 통장'에 가입하고 급여이체 약정을 맺은 고객이 영업시간 이후 하나은행 CD기로 10만원이 넘는 금액을 타행이체 한다면 건당 1900원의 수수료가 절감된다.

이런 거래를 매달 15회 정도 하는 고객은 연간 34만원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