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에서 토고를 이겨준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이런 바람이 이뤄진 가운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14일(현지시간) 열린 '월드컵 무역사절단'의 수출상담회가 약 1억달러의 상담 실적을 기록하며 성공리에 끝났다.

상담회에 참가한 기업인들은 이희범 무역협회장(사절단장)과 함께 전날 마인 강변에 나가 열띤 야외응원을 벌인 터라 첫 승리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표정이었다.

이날 오전 프랑크푸르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43개 국내 기업들이 '수출 대표팀'을 이뤄 참가한 상담회는 전날 경기장 열기 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올랐다.

유럽 각국에서 온 바이어들은 대부분 한국팀의 역전승을 축하하는 인사로 상담을 시작했다.

토고 출신인 독일 무역업체 ODI드레이딩 관계자는 "어제는 한국이 역시 강했다"면서 "강도 사건이 많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필요한 호신용 전자충격기 65만달러어치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무역협회와 KOTRA가 수출업체 지원을 위해 지난 4월 업무협조약정(MOU)을 체결한 뒤 해외에서 벌인 첫 공동사업.국내에서 참가를 신청한 200여개사 가운데 가전,의료기기,기계공구,액세서리,생활잡화 업체를 중심으로 43개사를 무역협회가 엄선했다.

KOTRA는 유럽지역 무역관을 총 동원해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23개국에서 150개사의 바이어를 끌어모아 상담을 주선했다.

그동안 협력에 소홀했던 민관의 대표적 수출지원 조직인 두 기관의 시너지 효과는 상담실적은 물론 실제계약에서도 나타났다.

약물주입기를 만드는 메인텍은 독일 바이어와 500만달러,스페인 바이어와는 300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을 현장에서 체결했다.

한 손으로 약물을 조절하며 주입할 수 있는 제품력을 인정받아 "EU 전체의 총판 계약도 맺자"는 제안도 잇따랐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콥정보통신은 벨기에 바이어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고,금고 제조사인 부일금고도 오스트리아 바이어에게 150만달러어치의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고광석 무역협회 전무는 "일반 로션보다 가격이 몇 배 비싼 데도 바이어들의 상담이 줄을 이었다"면서 "유럽 소비자들이 환경과 건강을 중시한다고는 하지만 한방화장품에 이렇게 큰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첫 상담회를 마친 월드컵 무역사절단은 프랑크푸르트에 이어 16일엔 파리 상공회의소 본부에서도 같은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프랑크푸르트(독일)=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