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케이힐(27.에버튼)이 32년만에 월드컵 무대에 돌아온 호주에 첫 승을 안겼다.

케이힐은 12일 오후(한국시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프리츠-발터슈타디온에서 열린 F조 조별리그 일본과 첫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연속 두골을 터뜨려 호주에 역사적인 첫 승을 이끌었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케이힐은 문전으로 파고 들어가 중요한 순간에 골을 넣을 수 있는 호주 대표팀의 간판 스타.
2004년 3월 호주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케이힐은 A매치 16경기에서 모두 9골을 성공시키며 호주 대표팀의 골잡이로 자리잡았고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이날도 히딩크 감독의 지시를 받고 후반 8분 마르코 브레시아노(파르마)와 교체 투입된 케이힐은 일본에 시종일관 밀리던 대표팀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로 반전시켰다.

전반 26분 일본 미드필더 나카무라 슌스케(셀틱)에 선제골을 허용해 호주에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후반 39분.
일본 진영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드로인이 문전에서 혼전을 거듭할 때 케이힐이 텅빈 골문을 향해 동점골을 꽂아 넣었다.

호주는 이 동점골로 공세를 이어갔고 케이힐은 5분 뒤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역전골까지 성공시켜 히딩크 감독의 신임에 보답했다.

1979년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난 케이힐의 국가대표팀 경력은 다소 특이하다.

사모아 출신의 어머니를 둔 케이힐은 1994년 14세의 어린 나이에 서사모아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 선수로 활약했다.

당시 케이힐이 출전한 경기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대회였기 때문에 그는 호주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FIFA가 대표팀 관련 규칙을 개정, 마침내 2004년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이후 호주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하며 2004년 오세아니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한 케이힐은 호주에서 마크 비두카(미들즈브러), 해리 큐얼(리버풀)과 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케이힐이 2002년 한일월드컵 챔피언 브라질과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활약을 펼쳐 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