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 4사가 최근 디지털 방송의 화질을 낮추면서 생긴 주파수 여유분으로 여러개 채널을 방송하는 멀티모드서비스(MMS) 시범 방송을 실시한 데 대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오지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13일 서귀포 중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송위원회가 MMS를 허용한 것은 인터넷TV(IPTV) 허용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맹비난했다.

오 회장은 "MMS는 지상파 방송사에 사실상 여러개 채널을 허용한 것으로 이는 특혜시비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화 과정에서 채널 여유가 생겼을 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은 공익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블TV협회는 방송위원회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도 않고 MMS 시험방송을 허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당초 정보통신부가 지상파방송의 MMS 시범방송과 관련한 기술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하려 했으나 정통부가 공식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소송을 보류한 상태이다.

이날 오 회장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오광성 SO협의회 회장도 "지상파 방송의 MMS 도입은 HD 중심의 지상파 디지털방송 정책과 정면 배치되는 사안"이라며 "유료방송 시장의 붕괴와 개별 프로그램 공급자(PP)의 존립기반을 약화시키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서귀포=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