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GC(파72·6596야드) 18번홀(385야드)에서 치러진 2006 맥도날드 LPGA챔피언십 연장전.

안전하게 페어웨이를 노리고 친 박세리(29·CJ)의 3번 우드 티샷이 184야드밖에 나가지 못했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무려 201야드.

반면 캐리 웹(호주)은 드라이버샷이 잘 맞아 132야드만 남겨뒀다.

박세리는 평소 애용하던 4번 유틸리티 클럽(우드와 아이언의 장점을 결합한 클럽)을 꺼내들었다.

'딱' 소리와 함께 잘 맞았다는 감이 왔다.

핀을 향해 날아가던 볼이 홀 5∼6m 앞에 떨어지더니 구르기 시작해 홀 바로 7cm 앞에 멈춰섰다.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글성 버디' 기회였다.

두 팔을 번쩍 든 박세리는 캐디를 얼싸안았다.

기가 질린 웹의 세컨드샷은 홀보다 6m가량 못 미쳤고 맥빠진 버디퍼트는 홀을 외면하고 말았다.

박세리는 '탭인(tap-in)' 버디로 2년 만에 통산 23승째를 따내고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메이저대회는 5승째.우승상금은 27만달러.

박세리는 지금까지 23승을 올리는 동안 연장전을 5차례 벌여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전반에 1타를 줄인 박세리는 11번홀 버디에 이어 12번홀에서 15m짜리 롱버디퍼트를 떨구며 첫 단독선두에 나섰다.

그러나 13번홀에서 티샷이 러프로 밀리며 1타를 잃은 사이 앞서가던 웹이 15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내 1타차 공동 2위로 밀렸다.

15,16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 1타차 단독 선두를 되찾았으나 18번홀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면서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웹과 동타를 이뤄 연장을 허용했다.

하지만 연장 첫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한국은 올해 14개 대회에서 7승을 합작했고 코닝클래식부터 3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도 세웠다.

이날 김미현(29·KTF)은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미야자토 아이(20·일본)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고 미셸 위(17)는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안시현(22)과 공동 5위를 차지했다.

대회 4연패에 도전한 아니카 소렌스탐(36·스웨덴)은 4타를 줄이면서 추격전을 펼쳤지만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임성아(22·농협한삼인) 김영(25·신세계)과 함께 공동 9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