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그룹(회장 장평순)은 교육과 생활가전업계에서 '잠룡(潛龍)'으로 통한다.

지난해 매출 8214억원을 기록한 매머드급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증시에 상장돼 있지 않아 기업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원은 최근 두 가지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학습지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매년 10% 이상씩 회원 수를 늘려 1위인 대교를 위협하고 있다.
2002년 말 시작한 정수기 렌털사업의 향방도 업계의 관심사다.

교원은 지난 4월부터 자사 정수기로 거른 물을 원하는 모든 고객에게 공짜로 전달하는 '방문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자체 정수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정수기 성능만큼은 자신한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교원이 장 회장의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제2,제3의 '파격 마케팅'을 구사할 경우 정수기 렌털시장에서 웅진 코웨이와 청호 나이스의 기존 양강 구도를 깰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학습지 시장의 '빅3'는 대교의 '눈높이',교원의 '구몬학습',웅진의 '씽크빅' 등 3종류다.

전반적인 학습지 수요 감소로 업계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체 간 회원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교원은 지난해 회원 확보 경쟁에서 '다크호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2003년 139만8000여명이던 회원을 지난해 167만2000명으로 끌어올려 22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대교와의 격차를 줄였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서울과 인천 경기를 중심으로 회원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는 교원그룹에 속해있는 공문교육연구원㈜의 구몬학습과 ㈜교원의 빨간펜 회원을 합해 200만명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991년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빨간펜은 학교 진도에 맞추어 학습교재를 배송해주는 방식의 학습지로 학습지 교사가 없는것이 특징이다.

올해 15년째 고객을 맞고있는 빨간펜 사업의 정점은 2001년으로 당시 회원은 48만2000명에 달했다.

교원은 구몬학습 회원 수 증가의 이유 중 하나가 학습지 교사에 대한 차별화된 보상 시스템에 있다고 설명한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보통 학습지 업계는 회원 수를 늘렸을 때 매출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데 비해 교원은 수요자의 반응 등 다양한 기준에 의해 인센티브를 부여해 교육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권역별로 전국에 가평비전센터,경주드림센트 등 4곳에 달하는 고급 콘도미니엄 수준의 연수시설을 운영하는 것도 판매원들에게 교원인의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규모가 줄어드는 학습지 및 아동용 전집상품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2002년 교원그룹이 만든 ㈜교원L&C(Living & Care)는 올해들어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교원L&C는 웰스(Wells)정수기,와우(Wow)비데,화장품 마무(Mamu),기능성 속옷 린네뜨(Linette) 등 4종류의 상품을 생산한다.

이 중 대표상품은 웰스 정수기.정수기 렌털산업 선두 업체인 웅진코웨이,청호나이스 등과 마찬가지로 제품을 렌털하고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정수기의 상태를 점검해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교원그룹은 제품의 성능에 자신이 붙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선발 주자들에 비교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교원이 택한 방법은 체험마케팅.지난 4월부터 이 같은 마케팅을 벌인 결과 5월 매출이 1월보다 4배나 늘어났다.

교원 관계자는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정수기를 직접 빌려주는 방식의 마케팅을 펼친다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지만 타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새로 정수기를 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고 비용도 많이 들어 물만 배달하는 형태의 마케팅을 펴게 됐다"며 "물맛이 독특해 체험자의 상당수가 교원 제품을 빌리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 계열사 중 하나인 교원여행도 체험 여행상품 중심으로 상품 성격을 다양화하고 있다. 기존에 교원여행은 경쟁사들과 똑같이 신혼여행 배낭여행 등 일반적인 상품을 다뤘지만 주5일 근무제 확대로 자녀와 함께 교육적 효과가 있는 체험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났다고 보고 교육과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학습지 회원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실시 중인 체험 여행상품을 내년부터 일반 고객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교원그룹의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k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