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형 투자은행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가 아시아 등 신흥 증시에 대해 '대세 하락장(Bear Market)의 시작은 아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다만 여름철 불편함은 인정.

신흥증시 폭락 곧 진정될 듯

메릴린치의 미첼 하네트(신흥증시 수석전략가)는 " 과다한 위험 욕구와 유동성 기대감에 한껏 취해 주식 비중을 최대한 높였던 투자자들이 미국 인플레와 달러 불안감이 생성되자 대량 매도로 돌변했다"고 진단했다.

올들어 신흥증시로 들어온 자금이 연률기준 1천250억달러로 이전 연간 최고치 250억달러를 가볍게 돌파할 정도로 포지션이 극단적이었다.

하네트는 "주요 신흥 증시들이 기술적 지지선에 도달하지 않은 가운데 신흥국가 가산금리나 브라질 통화(Real),일본 소형주 등 투자자들의 위험욕구를 암시하는 지표들도 아직 안정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신흥증시에서 자금유출이 절정에 달할 때 지수는 바닥을 쳤다며 지난 24일 기준 50억달러의 자금유출은 대량 환매가 현재 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

또한 신흥증시의 자산승수가 2.6배에서 2.3배로 내려오고 12.6배이던 주가수익배율(PE)은 11배로 떨어지는 등 가치 출현도 엿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초과 포지션이 정리되고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면 대량 매도는 마무리될 것으로 진단, 신흥증시의 폭락세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기대했다.

대세 하락장으로 치닫지는 않을 듯

골드만삭스 아시아 투자전략팀은 "비록 조정폭이 가팔랐으나 본격 약세장 진입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과거 부실투자로 곤욕을 치루면서 경험을 다진 아시아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건전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등 대세 하락의 징후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하네트(메릴린치)도 앞으로 몇 개월간 자산시장에 대해 전술적 신중함을 견지하나 본격적 약세장으로 들어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

그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야기시킬 만한 인플레 급등이 없으며 미국 달러화 붕락 가능성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또한 국제 원자재시장에서 대형 청산을 유도할 만한 금융사고도 아직 없다고 지적.

향후 시나리오와 투자 전략

골드만은 "5월 급락후에도 투자자들이 인플레나 금리,성장 등 거시변수를 계속 주목할 것"으로 점치고"여름철 장세는 변동성을 탈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밸류에이션이나 건전한 펀더멘탈을 볼 때 아시아의 장기 투자 케이스를 긍정적으로 판단, 가을이 다가오면서 시장의 견인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네트(메릴린치)도 "앞으로 신흥증시의 로드맵은 폭락후 일시 반등 그리고 조정기간을 거친 후 강세장 재진입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04년 4월~8월까지 보여주었던 21% 폭락-12% 반등-3개월의 기간조정 패턴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한 것.

하네트는 "단기 투자 전략으로 폭락 진정후 반등을 대비해 급락 우량주를 의미하는 추락천사를 찾아야 하며 3개월여의 조정기간에는 고배당 또는 저PE주등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추천했다.여름철동안 분석가들의 이익전망 상향 조정이 두드러진 시장이나 종목을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한경닷컴 박병우 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