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수산의 최대주주가 김성수 회장에서 신한은행,하나은행으로 바뀌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뀐 것은 1969년 회사 설립 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오양수산은 29일 공시를 통해 김성수 회장 외 6명이 지분 42.73% 중 30%에 대해 신한은행,하나은행과 주식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5%를 가진 공동 최대주주가 됐다.

이들 은행은 앞으로 위탁자인 김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주식신탁계약에 따라 최대주주가 바뀌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2004년 말 벽산건설의 최대주주가 씨티은행과 주식신탁계약을 체결한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담보목적임을 밝혔었다.

하지만 오양수산은 회사 관계자조차 계약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데다 두 곳의 은행이 절반씩 나눠 보유하는 만큼 담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업계에선 제3자가 특정금전신탁을 이용해 이들 지분을 취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정금전신탁은 운용 종목과 매매를 고객이 결정하는 상품이다.

김 회장의 우호세력 등이 은행을 통해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지분은 김 회장에게 전환되거나 우호세력에 넘겨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적대적 M&A(인수·합병) 방어나 상속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