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주택담보대출 특별검사에 대해 은행권이 잇따라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공정경쟁이 위축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객들도 "은행이 금리경쟁을 할수록 그만큼 거래 고객에게 이익으로 돌아오는데 정부가 왜 금리경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30여명의 대규모 검사 인력을 투입,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농협 등 6개 은행의 본점과 지점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실태점검을 벌이고 있다.

편법대출이나 부실 위험 등이 없는지를 조사한 뒤 편법이 발견되면 임직원을 엄중 문책한다는 방침이어서 은행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A은행의 부행장은 "금감원의 대대적인 주택담보대출 실태조사는 은행에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감원 검사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정 준수 여부보다는 금리경쟁과 마케팅부문에 초점을 뒀다"며 "은행권의 금리경쟁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중간 규모의 B은행 임원은 "금감원이 과당경쟁을 자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덩치를 키워야 할 중형 은행들에는 경쟁을 통해 자산을 확대하지 말고 대형 은행의 독주를 그대로 지켜보라는 소리로 들린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중·소형 은행의 손발을 묶어 공정경쟁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할인 등 가격경쟁이 심해지면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장기적으로 자산건전성도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이 같은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계는 현재 국내 시중은행들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연체율,부실채권비율 등 각종 건전성 지표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해야 할 감독당국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은행 간 자율경쟁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며 "은행 금리경쟁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가계와 기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